[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축구는 발로 하는 스포츠다. 물론 골키퍼는 이 정의에서 제외되고 터치라인에서 던지는 스로윈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선수들은 공과 관련돼 손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축구 경기에선 꼭 선수들의 팔이 공과 접촉하는 일이 생긴다. 이것은 명백한 반칙이다. 하지만 규정이 애매하다. 이 반칙을 부르는 명칭마저도 헷갈린다.

핸드볼? 핸들링?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용어다. 분명이 축구에서 손으로 공을 접촉할 때 부르는 반칙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명칭을 물어보면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정확한 명칭은 ‘핸드볼’이다. 하지만 스포츠 핸드볼과 단어가 겹쳐 통상적으론 핸드볼 파울로 많이 불린다.

지난 주말 핸드볼 규정으로 아쉽게 득점을 놓친 선수가 있다. 바로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이다. 기성용은 21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에 위치한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로 출격했다.

사건은 후반 17분 발생했다. 동료인 길피 시구르드손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기성용은 논스톱으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공은 상대 수비수 콜린스의 팔에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팔에 맞지 않았다면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코너킥으로 경기를 진행했고 결국 양 팀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콜린스는 이에 대해 “기성용이 슈팅을 했고, 나는 그의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공이 굉장히 가깝게 날아오는 바람에 피할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핸드볼 반칙을 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팔에 공이 맞았는데 왜 반칙이 아닐까? 우선 무조건 팔에 맞았다고 반칙은 아니다. 주심은 다음 5가지 상황을 고려해야한다. 1. 공을 향한 손의 움직임 2. 상대 선수와 공 사이의 거리 3. 손의 위치는 위반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지 않는다. 4. 손에 쥐고 있는 물체로 공을 터치하는 것은 위반 5. 물체를 던져 공에 맞히는 것은 위반으로 간주된다.

이 규정에 따르면 공이 수비의 팔로 향했다면 이는 반칙이 아니다. 콜린스의 경우 이 조건으로 반칙이 선언되지 않았다. 기성용의 슈팅이 콜린스의 팔로 향했지 콜린스가 기성용의 슈팅을 향해 팔을 뻗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핸드볼 파울은 판정이 쉽지 않은 반칙이다. 심판의 지각과 판정에 의존하는 것이 현대 축구의 모습이다.

그럼 핸드볼 파울을 범할 시 처벌을 어떻게 될까? 이것 역시 정도에 따라 다르다. 우선 선수가 의도적으로 공을 손으로 다룰 때 반스포츠적 행위를 이유로 경고가 나온다. 예를 들면 상대편의 공 소유권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을 손으로 다루거나 의도적으로 공을 다뤄 득점을 시도하면 바로 레드카드가 나온다.

이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예를 들 수 있다. 수아레스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연장 후반 상대편인 가나 선수의 결정적인 슈팅을 손으로 막아냈다. 골키퍼가 없는 상황 수아레스는 최후의 선택을 했다. 명백한 득점인 이 상황을 손으로 막아낸 수아레스는 바로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페널티킥을 막아냈고 승부차기에서도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축구는 발로 하는 스포츠다. 선수는 공을 다룰 때 손을 쓸 수 없다. 하지만 공을 향해 팔이 움직인 것과 팔을 향해 공이 날아온 것은 엄연히 다른 상황이다. 순간의 찰나 정확한 판정을 위해 심판의 정확한 시선이 필요한 반칙이다. 핸드볼과 핸들링 이제 우리 모두도 구별하고 판정할 수 있다.

글= 박주성 기자
사진=게티 이미지, 대한축구협회 경기규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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