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격주 화요일.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2주일 동안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서 GK 레벨2교육을 받았다. 필자가 골키퍼 출신임에도 필드지도자 자격증은 있는데 도리어 골키퍼 자격증은 없어 전북에서 나온 뒤 GK 지도자 자격증을 한 등급, 한 등급 쌓아올리고 있다. 이제는 최고 등급만 남았다.

교육에 참가한 지도자는 보통 20대 초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지도자 들이었다.

필자가 최고령자(?)다. 그러나 교육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항상 새로운 것을 배워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젊은 지도자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자세가 돼있었고, 작년에 K3에 잠깐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간단하게 하루일과를 소개하면 아침 7시 30분에 기상, 체조하고 8시10분에 조식하고 9시부터 강의실에서 이론 강의가 시작된다. 실기교육 후 중식 다시 이론 교육 후 실기 교육을 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저녁 식사 후 토론과 발표교육이 끝나면 밤 9시에 모든 교육이 마무리 된다.

실기 강의는 선수 들을 가르칠 때 정확하게 자세를 가르쳐야하기 때문에 지도자들도 정확하게 숙지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모든 지도자들은 지도 강사의 지도하에 다이빙도 하고 펀칭도하고 슈팅도 막아야 하고 많은 점프도 한다. 특히 실기시험 볼 때의 긴장감은 최고조로 올라 본인 차례가 되면 화장실을 자주 다녀오는 지도자도 눈에 보일정도다.

실기 시험이 끝나면 바로 강사 앞으로 가서 구두로 평가를 듣는데 거의 모든 지도자가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온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아쉬운 표정이 얼굴에 가득한 채로 돌아와 "실기시험을 시작하니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난다. 시험은 항상 어렵다“면서 시원하게 물을 들이킨다.

실기 시험에서 주어진 시간은 20분이다. 지도자들은 돌아가면서 20분 동안 선수들을 가르치고 설명하고 훈련을 직접 시켜야 한다. 그런데 훈련을 직접 받는 선수들은 다름 아닌 동료 지도자 들이다. 한 두 명의 선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많게는 10여명, 적게는 7-8명이 필요함으로 실기시험이 끝나고 나면 많은 지도자들이 여기 저기 쑤신다고 넋두리한다.

이러한 실기시험을 두 번 치르고 나면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 이 필기시험이다. 필기시험은 10문제가 출제되는데 10문제 모두 서술형으로 쉽지가 않다. 이렇게 어렵게 2주일을 보내고 나면 일단은 속이 시원하다.

그러나 모든 지도자들이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 강사가 점수를 합해서 합격점에 다다르지 못하면 부득이하게 다음에 다시 교육을 받게 된다. 부디 이번에는 모든 지도자가 합격했으면 좋겠다.

아마도 다음에 또 다른 교육이 있다면 필자는 또 지도자 교육을 받을 것이다. 교육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지도를 해야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되고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 돼야 우리나라 축구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축구의 전술은 계속 발전되고 골키퍼의 기량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새로운 교육을 받지 않고 옛것을 고집한다면 아마도 젊은 선수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전술적으로도 도태 될 것이다.

특히 월드컵이 끝나면 월드컵을 분석한 것은 꼭 챙겨서 알아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칠레에서는 우리 미래 월드컵 전사들이(U-17) 좋은 활약을 펼쳐 예선을 통과해 16강에 진출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많은 국민들이 응원하고 힘을 보내 꼭 최고의 성적을 갖고 돌아 왔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이러한 선수들을 좋은 지도자들이 더 잘 가르치고 키워서미래의 월드컵을 제패하는 그날까지 모든 지도자가 힘을 내주었으면 한다.

글=최인영(용인축구센터 골키퍼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인영 축구아카데미 홈페이지(http://choigksocc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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