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잠실] 정지훈 기자= 정정용vs황선홍. K리그2 최고의 명장들의 맞대결에서 정정용 감독이 웃었다.

서울 이랜드 FC는 13일 오후 6시 30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6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 이랜드는 2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9점으로 5위로 올라섰고, 대전은 무패 행진이 멈췄다.

이 경기는 K리그2 최고의 명장인 정정용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지략 대결로 관심이 모였다. 두 감독 모두 명장이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우선 서울 이랜드의 정정용 감독은 지난 해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쓴 감독이다. 주로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 이승우, 이강인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특성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며 순간적인 전술 변화가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능력은 최고였다. 이번 시즌 서울 이랜드의 지휘봉을 잡아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해 초보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2년 연속 최하위였던 서울 이랜드를 확실하게 변화시키며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황선홍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찬사를 받았고,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기도 하다. 지도자 커리어도 훌륭하다.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고 2013년에는 역사적인 더블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고, ‘스틸타카’라는 전술 트렌드를 만든 감독이기도 하다.

치열한 지략 대결을 예고했다. 두 감독 모두 이전과 다른 전술로 서로의 허점을 노렸다. 먼저 정정용 감독은 3-2-4-1 포메이션이라는 조금 독특한 전술로 대전을 상대했고, 황선홍 감독 역시 3-4-3 포메이션에서 좌우 윙백을 적극적으로 올리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더 인상적인 팀은 서울 이랜드였다. 서울 이랜드는 끈끈한 수비, 강력한 압박, 날카로운 역습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특히 대전의 에이스 안드레를 꽁꽁 묶으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여기에 정 감독은 후반에 상대가 장신 공격수 바이오를 투입하자 곧바로 장신 수비수 김수안을 투입하는 유연한 변화까지 보여줬고, 결국 무실점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상대는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최대한 콤팩트하게 막아달라고 주문했다. 상대 안드레가 공간이 나오면 위험할 수 있다. 전략적으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며 승리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황선홍 감독의 대전은 준비한 것이 통하지 않았고, 결국 황 감독도 완패를 인정해야 했다. 경기 후 황 감독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선수들이 힘들었고, 오늘 패배는 감독의 판단 미스다. 여기서 선수들이 의기소침하면 안 된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풀백을 전진 배치하며 상대의 허점을 노렸지만 어려움이 있었다. 전적으로 감독이 계획했기 때문에 내 실수였다. 빨리 털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K리그2 최고의 명장들의 맞대결. 결국에는 정정용 감독이 웃었다.

사진=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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