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대전] 정지훈 기자=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경기력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결과는 4경기 무패 그리고 선두다. 지는 경기를 비기고, 비기는 경기를 이기고 있는 황선홍의 대전이 ‘승리 DNA'와 함께 강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은 26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에서 안산 그리너스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대전은 개막 후 4경기 무패(3승 1무)를 질주했고, 승점 10점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대전은 이번 시즌 ‘역전의 명수’라 불리고 있다. 안산전을 제외한 지난 3경기에서 상대에 먼저 실점을 내줬지만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거나, 뒤집었다. 지난 제주전에서도 두 골을 먼저 내줬지만 후반에 3골을 기록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대부분 먼저 실점을 내주며 끌려갔고, 쉽지 않은 경기를 했다. 이번 안산전도 승리는 했지만 압도하는 경기는 아니었다. 대전은 전반 6분 만에 터진 안드레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고, 후반에는 상대의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도 “쉬운 경기가 없는 것 같다.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보완할 것이 많다”며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황선홍 감독의 말대로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요소는 가득하다. 일단 이번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승리했다는 점이 긍정적이고, 후반에 다양한 전술 변화를 통해 지키는 힘을 보여줬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3번이나 전술 변화를 가져가면서 상대에 따른 맞춤 전술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처음에는 3-4-3으로 시작했지만 상대가 4-2-3-1을 사용하자 4-4-2와 4-1-4-1로 변화를 주며 빠르게 대응했다. 여기에 후반에는 적절하게 교체 카드를 사용하며 효과적인 변화를 줬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전술을 3번 바꿨다. 처음에는 3백으로 시작을 했다. 이후 주도권을 내줄 수 있어서 4-4-2로 바꿨고, 이후에는 4-1-4-1로 바꿨다. 선수들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잘 적응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선수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선수들의 적응력에 박수를 보냈다.

안산전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여러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재창단후 처음으로 홈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 특별했다. 여기에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고, 완벽하지는 않아도 꾸준히 승점을 쌓고 있는 것이 중요했다.

이것이 강팀의 조건이었다. 황 감독 역시 “선제골을 넣고 지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키는 것이 강팀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압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키는 것도 강팀의 조건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그렸다.

강팀의 조건이란, 쉽게 말해서 승리 DNA다. K리그1의 절대 강자인 전북을 보면 알 수 있다.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도 있지만 때로는 실리적인 축구로 결과를 얻는 경기도 있다. 이렇게 승점을 쌓다보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결국에는 우승컵을 들어올린다.

대전에 필요한 강팀의 조건이고, 초반에 보여준 대전의 모습은 승리 DNA가 있었다. 이제 황선홍 감독은 더 완성된 축구를 바라고 있다. 현재 대전은 바이오, 구본상, 채프만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이 선수들이 돌아오면 완벽한 대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황 감독도 “미드필드 숫자를 많이 두는 것을 선호한다. 지금은 단조로움이 있다. 구본상이나 채프만이 합류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좋은 축구를 약속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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