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새얼 기자= 무관중 경기로 인해 텅 비어있던 관중석에서 홀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전남 드래곤즈의 전경준 감독이었다.

전남은 24일 오후 6시 30분 잠실 주경기장(레울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 FC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각각 승점 1점을 추가한 전남은 5위에, 서울 이랜드는 6위에 위치했다.

이날 전경준 감독은 벤치를 지키지 않았다. ‘타의’가 아닌 ‘자의’였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무선 통신 기기를 통해 벤치에 남아 있는 코치진과 연락했다. 비단 서울 이랜드전 뿐만 아니라 앞서 치렀던 경남FC, 제주 유나이티드전도 마찬가지였다.

독특한 방식이었다. 대부분의 감독들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터치라인에 근접해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하지만 전경준 감독은 이전의 틀을 깨고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K리그에서 ‘유관중’을 연출했다.

이 부분에 대해 전경준 감독은 “처음엔 잠깐 보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밑에서 볼 수 없었던 상대의 전술 변화 등이 보였다”라고 운을 뗐다. 높은 곳에서 상대 팀의 움직임을 분석, 후에는 코치진들과 상의하여 즉각적인 전술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효과가 발휘된 것일까. 전남은 전반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 전경준 감독은 “언제까지 하겠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모든 팀과 한 번씩 경기를 치를 때까지는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관중석을 지키겠다고 예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