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윤효용 기자=지난 시즌 K리그2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팀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FC 안양일 것이다. 화끈한 경기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고, 어느 팀을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보여줬다. 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창단 첫 3위를 달성했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천과 팽팽한 접전을 펼친 안양은 무승부를 거두며 3위 자격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부산과 맞섰다. 당시 팀득점 1위의 공격력을 가진 부산에도 물러서지 않으며 맞불을 놓는 기세도 보여줬다. 비록 상대팀 미드필더 호물로의 중거리 슈팅에 무너졌지만 경기력에서는 앞세며 부산을 궁지로 몰아넣기도 했다.

지난 아쉬움을 잊고 새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안양이다. 안팎으로 상황이 많이 달라진 건 맞다. 내부적으로는 팀 득점을 책임졌던 조규성-팔라시오스-알렉스 삼각 편대가 모두 팀을 떠났다. 외부적으로는 K리그1에서 내려온 제주, 경남FC가 칼을 갈고 있고, 황선홍 감독, 정정용 감독을 데려온 대전하나시티즌과 서울 이랜드FC의 전력도 강해졌다. 이외에도 라이벌 부천 FC, 아산, 전남 드래곤즈 등도 만만찮은 팀들이다.

그럼에도 K리그2에서 잔뼈가 굵은 안양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시즌 김형열 감독 아래서 똘똘 뭉쳤던 안양은 이번 시즌에도 ‘원 팀’으로 승격에 도전장을 내민다.

#조규성-팔라시오스-알렉스의 공백, 외국인 3인방이 채운다

안양의 지난 시즌 성공은 강한 공격력에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팀 득점만 64골을 기록하며 부산(73골)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형열 감독도 매 경기마다 “안양은 물러서는 것이 없다. 그냥 우리 스타일대로 밀고 가는 거다”며 일명 ‘닥공’ 축구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이런 경기력이 가능했던 것 역시 전방에서 득점을 책임졌던 자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혜성처럼 떠오른 스타 조규성이 14골, 외국인 듀오 알렉스와 팔라시오스가 각 13골, 11골씩 터뜨렸다. 세 선수가 총 38골을 합작하며 팀 득점의 약 60%를 담당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이들을 볼 수 없다. 조규성은 K리그1 우승팀 전북 현대로 이적했고, 팔라시오스 역시 포항 스틸러스로 떠났다. 알렉스는 베트남 호치민시티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 중이다.

발을 맞춰온 공격 조합이 모두 떠났기에 우려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선수단 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브라질 출신 정통 스트라이커 마우리데스를 영입했고, 우즈베키스탄 윙어 기요소프를 데려왔다. 여기에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 출신 윙어 아코스티까지 영입하며 공격 퍼즐을 맞췄다. 안양 관계자에 따르면 “세 선수 모두 잘 적응하고 있다. 특징이 다른 선수들이며, 지난 시즌 공격 편대와도 또 다르다. 안양 선수들이 K리그1 급이라고 말하는 선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양, 이번 시즌엔 ‘수비’도 챙긴다

지난 시즌 공격력이 강점이었다면 약점은 수비였다. 다이나믹한 축구를 하는 만큼 많은 실점을 내줬다. 안양은 지난 시즌 38경기 52실점을 기록했고, 이는 리그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실점 관리에 조금 더 신경썼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보았을 안양이기에 이번 시즌은 약점 보강에 나섰다. 부천에서 활약하던 닐손주니어를 FA(자유계약)로 데려온 것이 그 시작이다. 닐손주니어는 K리그에서만 7년 째 뛰고 있는 베테랑으로 강력한 수비력과 더불어 조율 능력, 득점 능력까지 돋보이는 자원이다. 본업은 수미형 미드필더지만 유사시 중앙 수비수 역할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성까지 보유하고 있다.

수비 자원들도 그대로 지켰다. 유종현, 최호정, 김형진과 2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쓰리백 형태를 유지한다. 수비 라인은 무엇보다 선수들 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한 결정이다. 여기에 닐손주니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뒷문 단속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다.

김형열 감독도 프리 시즌 내내 수비 전술 완성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실점을 줄여야 한다고 늘 강조하신다. 수비는 잘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실점이 많았다. 이번 시즌 가장 큰 숙제다”고 전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리그가 두 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양은 변화가 많은만큼 그 시간을 충실히 사용했다. 이제 준비했던 것을 보여줄 K리그 무대가 다가오고 있다. K리그는 21일부터 구단 간 연습경기를 허용했고, 빠르면 5월 9일에 개막전을 치를 계획이다. 지난 시즌 매력적인 축구를 팬들에게 보여줬던 안양이 이번 시즌에는 단단한 축구로 결과까지 선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FC 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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