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호 기자=2020 도쿄올림픽이 2020년이 아닌 2021년 여름에 개최된다. 나이 제한이 있는 남자축구 대표팀의 선수단 구성이 관건이다.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다. 당초 예정된 개막일은 올해 7월 24일, 폐막일은 8월 9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이 극심해지면서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의 불참 선언이 이어졌다. 더불어 각국의 올림픽 정상 개최 비판 여론도 거셌다.

결국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1년 뒤인 2021년 7월 23일에 도쿄올림픽을 개막하기로 결정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JOC) 위원장 모리 요시로는 30일 저녁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막을 각각 1년씩 연기해 개최하기로 IOC와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려했던 올림픽 개막 일정은 확정됐다. 하지만 축구대표팀은 아직 미소를 지을 수 없다. 남자축구 종목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월드컵과 구분하기 위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최종 엔트리를 U-23(23세 이하) 15명, 와일드카드(나이 제한 없는 선수) 3명으로만 받았다.

여기서 U-23의 기준은 올림픽 개최 연도다. 즉 2020년에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린다면 1997년생부터 엔트리에 등록될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2021년으로 밀리면 1998년생부터 U-23에 해당된다. 아직은 IOC가 남자축구 나이 제한 변경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여러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6전 전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도 확보했다. 당시 주축으로 활약했던 이동경, 원두재, 정승원, 김대원, 이동준, 김진규 등 11명이 1997년생이어서 본선 엔트리 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1998년생 수비수이며 U-23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서울 이랜드)은 ‘인터풋볼’을 통해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큰 문제다. 계속 뉴스를 확인했다. 1997년생 선수들까지 본선에 뛸 수 있으면 좋겠다. 연령 제한에 1년 여유를 줬으면 좋겠다”면서 “가장 머리가 아프실 분은 김학범 감독님이다. (나이 제한이 바뀌면) 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고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걱정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올림픽 연기가 확정된 지난 26일 IOC 측에 공식 서신을 보냈다. 내용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예선을 치르고 준비해 온 선수들이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대회가 연기되어 본선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불공평하다. 올림픽 명칭을 포함해 모든 사항들이 유지되고 개최 시기만 조정된 만큼 본선 진출을 달성한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해주길 요청한다”며 1997년생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허용을 요구했다.

KFA 홍명보 전무는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본선에 참가하는 것이 올림픽이 추구하는 공정성과 스포츠 정신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호주 등 참가선수 연령을 늘리는 데 동의하는 다른 국가와 함께 해당 선수들이 기회를 잃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IOC의 최종 결정에 축구계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I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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