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방콕(태국)] 이현호 기자=“저기 2층에 누군지 알아봐.” 김학범 감독은 예리한 눈빛으로 훈련장 주변을 살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22일 밤 10시 15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8강에서 시리아와 연장 접전 끝에 올라온 호주다.

이 대회 성적에 따라 오는 7월 일본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결정된다. 4강에 진출한 팀은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들 중 최종 3위 안에 드는 세 팀만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대회를 4위로 마무리한 팀은 4년 뒤에 열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을 기약해야 한다.

한국의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도쿄행을 확정지으면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을 쓰게 된다. 한국은 가슴 졸이는 3-4위전을 거칠 생각이 전혀 없다. 4강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선수단은 “3-4위전이 더 치열할 것”이라며 결승 진출만 바라봤다.

4강전을 하루 앞둔 21일 오후, 방콕 근교의 알파인 풋볼 트레이닝 센터에서 한국 대표팀의 공식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에 앞서 엄원상과 정우영이 취재진과 짧은 인터뷰를 했고 이후 15분 동안 선수단 훈련이 공개됐다. 밝은 분위기 안에서 “하나! 둘!”과 같은 구호 소리가 들렸다.

항상 그랬듯 23명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센터 서클에 모여 다부진 각오를 다지고 훈련을 시작했다. 이후 필드 플레이어와 골키퍼를 구분했고, 필드 플레이어들은 짧은 패스 훈련, 공 빼앗기 훈련 등으로 몸을 풀었다. 여기까지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정상적인 훈련이었다.

미디어에 공개된 15분 워밍업이 끝나갈 무렵, 김학범 감독이 훈련장과 붙어있는 건물 2층을 올려다보고 “저기 2층에 누구야”라고 외쳤다. 이 건물은 훈련장 관리용 건물로 1층에는 사무실, 라커룸, 화장실, 카페가 있다. 2층에는 관리 직원으로 추정되는 관계자들이 창밖으로 한국 대표팀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4강전을 앞두고 발동한 김학범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에 대표팀 관계자는 곧바로 2층으로 향했다. 한국이 훈련하기 30분 전까지 이곳에서 호주 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됐다. 따라서 호주 관계자일 가능성도 다분했다. 확인 결과 대표팀 전력을 몰래 지켜보려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래도 예방은 철저할수록 좋은 법. 김학범호는 철통보안을 신경 쓰며 4강전 준비에 열을 올렸다.

대표팀 훈련장과 바로 옆 관리 건물.

사진=대한축구협회,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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