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U-23 축구대표팀 리유일 감독.

[인터풋볼=방콕(태국)] 이현호 기자=북한과 베트남의 U-23 축구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 통역사가 한국 취재진에게 “조선으로 불러주십쇼”라고 말했다.

북한은 16일 오후 10시 15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 2차전에서 요르단(1-2), UAE(0-2)에 패했던 북한은 3차전에서 베트남을 꺾으며 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는 베트남 취재진과 한국 취재진이 다수 참석했다. 한국 경기는 아니지만 한국의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있으며, 이 경기에서 베트남이 승리할 시 8강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이곳은 결승전과 3,4위전 개최 장소이기 때문에 한국 취재진의 큰 관심을 받았다.

국제대회인 만큼 경기 종료 후 감독 기자회견은 통역을 거쳐서 진행됐다. 취재진이 모국어 혹은 영어로 질문을 건네면 통역사가 해당 질문을 영어로 다시 한 번 말했다. 그 후 감독이 대답을 하고 그 대답 내용을 통역사가 다시 영어로 옮겨 말했다.

북한의 리유일 감독은 경기 소감으로 “오늘 경기는 양 쪽 두 팀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총 6개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 취재진이 3개, 베트남 취재진이 3개의 질문을 건넸다. 베트남 측은 자국 대표팀의 경기력, 골키퍼 실수에 대해서 물었다.

리유일 감독은 리더십 스타일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말에 “대답에 앞서 기자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셨다고 하니까 대단히 감사합니다. 제가 팀을 이끌면서 내세웠던 중요한 요인은 단결력과 집단력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리 감독은 “이 대회 참가한 16개 팀의 목표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올림픽 자격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도 역시 2020년 올림픽 자격을 따기 위해 그걸 지향해서 지금까지 훈련해왔습니다”라고 부연했다.

이후 한국 취재진이 “이미 두 번의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 각오가 무엇인지. 마지막 경기 1승이 북한에 어떤 의미인지”라고 질문했다. 리유일 감독이 대답하기 전에 통역사가 “북한이 아니고 조선이라고 다시 좀 해주십쇼. 우리는 북한이 아닙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후 재질문이 이어지자 리 감독은 “앞선 2경기를 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 모두 스포츠맨이라면 마지막 한 경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측면, 멘탈적인 측면에서 체육을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싸우자고 단합시키고 올라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A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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