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은 관중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스폰서 로고까지 신경 썼다.

AFC는 8일부터 26일까지 태국 방콕, 부리람, 송클라에서 2020 AFC U-23 챔피언십을 진행 중이다. 조별리그에서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C조에 속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은 태국 남부 해안도시 송클라에서 1, 2차전을 치른 후 3차전부터 토너먼트까지 방콕에서 경기를 맞이한다.

9일 열렸던 한국과 중국의 1차전에서 한국 원정 팬을 만났다. 서울에서 온 최혜수 씨는 “7일 서울에서 출발해 이곳 송클라에 도착했다. 송범근(22, 전북현대) 선수 팬이어서 송범근 선수의 소속팀, 대표팀 유니폼을 모두 챙겨왔다. 결승전까지 3주 정도 머무는 계획으로 왔다”고 소개했다.

최혜수 씨는 선수단 벤치 뒤편 난간에 송범근의 유니폼을 걸어뒀다. 그라운드에서 보면 유니폼 뒷면의 이름과 등번호가 보이게 나열했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옷걸이 고리 부분은 청테이프로 고정시켰다. K리그 및 국내 A매치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응원의 한 형태다.

2020 AFC 챔피언십 공식 로고 스티커.

이때 그라운드에 있던 AFC 관계자가 난간 쪽으로 다가왔다. 이 관계자는 “AFC 공식 후원사가 아닌 스폰서 로고는 모두 가려야 한다”고 통제했다. 팬이 “가릴 도구가 없다”고 호소하자, 이번 대회 공식 로고 스티커를 전해주며 “이걸로 가려라”라고 말했다. 결국 송범근의 전북 유니폼 뒷면 하단에 새겨진 '현대자동차' 로고를 AFC 스티커로 덮어야 했다.

같은 곳에서 열린 이란과의 2차전에서도 이 팬을 만났다. 지난 1차전에 스티커를 붙여둔 그 상태로 유니폼을 걸어뒀다. 이날은 지원군이 합류했다. 강원도 태백과 춘천에서 각각 정우영, 오세훈을 응원하기 위해 송클라로 찾아온 팬들이었다. 이들 역시 유니폼 뒷면의 스폰서를 AFC 스티커로 덮어둔 상태였다.

AFC뿐만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 등도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회의 스폰서 노출에 신경 쓴다. 하지만 팬의 유니폼까지 관여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경기장 내외부 광고판, 선수단 출입 통로, 공동취재구역 등에 적혀있는 기존 로고들을 임시로 가리는 정도다. 이번 대회에 방문할 팬들에게는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생겼다.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 본부석 출입구. AFC 공식 후원사 로고가 눈에 띈다.

사진=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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