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송클라(태국)] 이현호 기자=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7시 15분(한국시간)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란을 2-1로 격파했다. 이로써 중국전(1-0)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3차전 우즈벡전을 앞두고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한국은 1차전과 비교해 선발 11명 중 7명을 교체했다. 송범근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 골고루 변화를 줬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층이 두툼하다. 선수들을 그렇게 만들어왔다. 누가 나가도 제 역할을 한다. 믿음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토너먼트 진출이 결정된 한국은 3차전에서 여유를 부려도 되는 상황이다. 우즈벡전 변화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은 “8강 진출은 결정됐지만 조 1, 2위 여부는 아직 모른다. 매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는다. 누가 경기에 나가도 해낼 수 있다.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나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기자회견 종료와 함께 이날 대표팀 공식 일정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숙소로 돌아가는 팀 버스에 올라타지 않았다. 우즈벡-중국전을 관찰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 경기는 한국-이란전이 종료되고 1시간 뒤 같은 곳에서 열렸다. 김 감독은 이 1시간 동안 실내 미디어실에 앉아 한국 기자들에게 “수고했다”는 덕담을 건네고 우즈벡-중국전 선발 명단 리스트를 살펴봤다.

이어 우즈벡과 중국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입장하자 김학범 감독은 미디어실을 나가 중국 벤치 뒤쪽 기자석에 착석했다. 그 옆자리에 U-20 대표팀 사령탑 김정수 감독이 함께했다. 김학범 감독과 김정수 감독은 전후반 90분 동안 진중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따금씩 손가락을 들어 특정 선수를 지목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학범 감독은 2차전을 마친 뒤 자리를 조금 옮겨 3차전 상대를 분석했다. 참고로 한국-이란전이 진행되던 시간대에 송클라의 날씨는 섭씨 28도, 습도 85도에 육박했다. 절로 땀이 흐르는 날씨에 '칼퇴근'을 원할 법도 했지만 김학범 감독은 '추가 근무'에 열중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지켜본 우즈벡 선수단.

사진=이현호 기자, A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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