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조정현 기자 = 1995년부터 매년 ‘가장 화려한 패션쇼’로 주목을 받으며 열려 왔던 ‘빅토리아 시크릿’ 란제리 패션쇼가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고 모기업 L브랜드가 지난 21일 분기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므로 그간 관객들을 초대하고 TV로 생중계 했던 쇼를 지속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1977년 만들어진 빅토리아 시크릿은 1995년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처음 패션쇼를 시작했다. 최근 그 규모와 관심도에서 단순한 패션 쇼가 아닌 하나의 대중문화적 이벤트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엔젤스’이라고 불리는 란제리 모델들은 성공적인 쇼를 위해 몇 달간 준비를 하고 쇼 무대에는 리한나와 레이디가가 등 유명 팝 스타들이 초대되며 쇼는 전 세계 약 8억 명의 시청자들에게 생중계 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2천만 달러까지 치솟은 행사 비용에 비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마케팅 효율로 끝내 중단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2001년 미국에서 TV를 통해 쇼를 시청한 인구는 1천2백만 이었지만 지난 해에 쇼를 지켜본 사람은 고작 3백만 명이었다.

미국에서 24%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빅토리아 시크릿 브랜드의 가치는 현재 약 130억 달러 (약 15조)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2013년도 점유율 32%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며 지난 해와 비교해 소매 유통 채널의 매출은 7%나 줄었다.

최근 새로 생겨나는 스타트업 레벨의 브랜드들에게 점유율을 계속 잃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떨어진 관심도로 인해 매출과 쇼의 연관성 역시 과거와 같지 않다는 분석으로 쇼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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