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제주 킬러' 레오나르도(26)가 전북의 새로운 해결사를 떠오르고 있다.

전북은 16일 제주와의 K리그 31라운드에서 1-0 승리하며 상위리그 첫 경기에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승리로 최근 4경기 연속 무승(3무 1패)에서 탈출한 2위 전북(승점 62점)은 같은 날 부산을 2-0으로 격파한 선두 서울과의 격차를 그대로 유지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전북은 제주 원정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최근 A대표팀에 차출돼 우즈베키스탄 원정에 참가했던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은 피로의 여파로 인해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고 키플레이어 에닝요는 영암 전지훈련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팀 내 최다득점 1~2위인 이동국(14골)과 에닝요(13골)의 빈자리는 컸지만 대신 레오나르도가 있었다. 이날 경기서 레오나르도는 전반 39분 이동국 대신 선발 출전한 새내기 김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도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와 날카로운 킥력으로 공격진을 이끌었다.

승리의 마침표 역시 레오나르도의 몫이었다.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리면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불가능한 가운데 레오나르도는 후반 9분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키커로 나섰고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수비벽을 맞고 굴절된 뒤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시즌 2호골. 지난 7월 전북에 입단한 레오나르도의 K리그 데뷔골 상대 역시 제주였다. 지난달 19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3-3 무)을 터트린 데 이어 이날 경기서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제주 킬러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레오나르도의 활약은 이흥실 감독대행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레오나르도를 아랍에미리트(UAE) 클럽인 알 샤밥으로 떠난 루이스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영입했다. 그리스 명문팀 AEK 아테네에서 3년간 76경기에 나서 22골을 넣은 기록이 말해주듯 개인 기량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기용을 서두르지 않았다. 풀타임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며 K리그에 적응할 시간을 줬다.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 예상되는 상위리그에서 본격적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흥실 감독대행의 노림수는 상위리그 첫 판부터 그대로 적중했다.

전북은 레오나르도가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이동국, 드로겟, 에닝요 등 기존 공격진에 집중된 견제를 분산시켜주는 효과와 함께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추게 됐다. 역전 우승을 노리는 전북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경헌 기자

사진=전북 현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