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그룹A(1~8위 상위리그) 일정이 시작하기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몇몇 감독들은 포항 스틸러스를 경계했다. 5위로 선두와는 격차가 있는 순위지만 8월에 4연승을 달리며 올랐던 상승세가 9월에도 이어질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이 예상은 맞았다. 포항은 그룹A 첫 번째 경기였던 15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공격, 수비 밸런스가 잘 어우러지며 거둔 승리를 맛봤다. 황선홍 감독이 휴식기 내내 준비했던 컴팩트 축구에서 원동력을 찾을 수 있었다.

포항은 지난 1일 제주와의 FA컵 4강전을 치른 뒤 2주 간의 휴식기 동안 조직적인 축구를 연마했다. 공격-미드필드-수비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하는 훈련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컴팩트 축구를 모토로 했다”고 밝혔다.

포항은 아기자기하고 짧고 정확한 패스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많다. 황선홍 감독은 컴팩트 축구에서 이들의 장점을 살리는 방법을 찾았다. 서로 오밀조밀하게 모여 협력 플레이를 펼치고, 장기인 패스로 매끄러운 연결을 하도록 했다. 여기에 공격에서는 패턴 플레이를 첨가했다.

구상은 잘 맞아 떨어졌다. 포항은 수원의 공세를 조직적인 수비로 방어했다. 공격 시에는 이명주를 출발점으로 노병준, 황진성, 박성호 등이 약속된 움직임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특히 2번의 득점 장면에서 보여준 빠른 역습은 패턴 플레이의 완성도를 나타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컴팩트하게 수비하고 공격하는 훈련을 했는데 잘 나타났다”고 만족했다.

포항의 컴팩트 축구는 아직 100%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첫 시험 무대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내 앞으로 전술 운용을 하면서 한결 여유를 가지게 됐다. 또한 황진성을 최전방에 올리는 제로톱 전술과 박성호, 김선우의 트윈 타워 전술 등 상황에 따라 전술 변화도 줄 수 있다. 상대 팀들은 포항의 다양한 전술에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황선홍 감독은 “완벽하지 않지만 많이 나타났으면 한다”며 그라운드에서 컴팩트 축구가 잘 구현되길 바랐다.

김성진 기자

사진=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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