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더비매치라 할 수 있는 것은 경-평 축구라 볼 수 있다. 1929년에 열리기 시작하여 1946년까지 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대학교의 더비 매치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 간 열리는 정기적인 대회는 물론 각 종 대회에서 맞부딪히면 졸업생까지 가세하고 일반들의 주목까지 받는 경기였으나 요즘은 다양한 볼거리로 인해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강릉에서는 단오제행사의 하나로 강릉중앙고(강릉 농공고) 대 강릉상고( 강릉 제일고)의 경기가 있다. 이 경기 또한 재학생들의 일사 분란한 응원전은 지역주민의 볼거리 제공하고 있고 프로축구 보다 더 많은 관심 속에서 경기가 열린다. 그 외 사관학교 체육대회 등이 있으나 과거와 달리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프로축구는 프로축구 탄생한 후 한참이 지나서 더비매치가 축구팬의 인기를 끌며 팬의 관심을 끌기에 시작했다. 슈퍼더비 (FC 서울: 수원삼성), 동해안 더비 ( 포항: 울산현대), 호남더비 ( 전북현대 : 전남드래곤즈) 등 여러 더비 매치가 형성되면서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언론의 보도를 통한 선전도 됐으나 막상 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나면 경기력에 실망을 느낀 팬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퇴색되는 부분도 생겼다.

스포츠 특성상 승패를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경기에 지지 않으려는 운영을 하게 된다. 요즘 국내 프로축구 더비매치를 보면 “최소한 지지 말자”,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지지도 말자”는 식의 경기를 하는 것 같이 보인다. 90분 경기를 통틀어 양 팀이 기록하는 골은 둘째 치고 골과 다름이 없는 경기 장면과 많은 수의 슈팅이 있어야 하는데 슈팅 하나보려고 해도 최소 몇 십 분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나타나는 현상을 지켜보면 공격을 할 때 수비수 5~6명은 절대로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공격이 진행하는데 매끄럽지도 않고 상대 또한 수비에서 공격할 시 상대의 두꺼운 수비를 뚫기 어려워지니 지루한 미드필드 공방만 이어지는 경기를 팬들은 보게 된다.

해외의 더비를 살펴보면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더비, 런던더비, 독일은 데어클라시커, 스페인은 엘클라시코, 이탈리아는 밀란더비 등이 있다.

이 더비매치에서 보면 지도자나 선수 모두 본인이 더비에 참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경기에 최선을 다해 경기장에 들어온 팬들을 실망 시키지 않는다는 것. 반드시 골이 나와 승부를 가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경기 90분 내내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 연출되고 집중된 플레이로 경기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프로축구가 아직까지도 확실한 국내 프로 스포츠의 최고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더비매치라는 것을 붙여주는 경기가 있을 때 는 최소 일반적인 팀과의 대결과는 또 다른 경기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더비매치를 통해서 만이라고 팬들을 경기장에 오게끔 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비매치라는 것을 활용하여 일반 팀과의 경기에서도 관중이 올수 있는 계기로 만들면 전체적으로 프로축구가 생동감 있게 살아나는 기회가 찾아 올 것으로 생각한다. 최소 라이벌 전만은 색다른 축구로 박진감 있는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경기를 보여주기 바란다.

글=최인영(용인축구센터 골키퍼 코치)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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