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무더웠던 날씨가 제법 선선해진 가운데, K리그 클래식 무대에는 ‘감독 사퇴’라는 싸늘한 칼바람이 불어 닥쳤다. 칼바람에 예외는 없다. 상위권은 물론이며 강등권 탈출을 위한 생존 싸움까지, 이번 라운드에서도 살얼음판 경쟁이 계속된다.

최윤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강원 FC는 수원 삼성 원정길에 오른다. 순위가 6위까지 하락한 강원은 상, 하위 스플릿의 경계에 놓여 있다. 때마침 수원도 가장 강력한 무기를 잃었다. 조나탄이 부상을 당해 두 달 이상 결장이 확정된 것이다. 최윤겸 감독이 자진 사퇴한 강원과 조나탄을 잃을 수원, 두 팀의 위기의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이 이번 라운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슈퍼매치 승리로 자신감을 충전한 FC 서울은 ‘2위’ 울산 현대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울산은 지난 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일찌감치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추격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승점 1점을 챙겼다. 끈끈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울산과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는 서울, 어느 팀의 무패행진이 멈춰 설지 주목된다.

[주간 K리그 26R 리뷰] ‘감독 사퇴+부상 악령’ 패배에 더해진 후폭풍

지난 라운드는 패배를 당한 팀들의 후폭풍이 상당했다. 먼저 두 팀이나 수장이 팀을 떠났다. 제주 유나이티드에 두 골을 내주며 0-2로 패한 강원 FC는 지난 14일 최윤겸 감독의 자진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최윤겸 감독이 최근 7경기에서 1승 2무 5패로 부진한 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승격 팀 강원을 이끌고 시즌 초반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던 최윤겸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은 한주의 시작을 알리는 월요일 아침부터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또 한 번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에는 최하위에 놓여있던 광주 FC였다.

남기일 감독은 승격 팀 광주를 이끌고 지난 두 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유독 힘겨운 항해가 이어졌다. 지금까지 4승 7무 14패를 기록했고, 지난 라운드에서는 대구 FC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성적으로 인한 부담감에 남기일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더 배우고 돌아오겠다”며 떠난 남기일 감독의 빈자리는 김학범 감독이 채우게 됐다.

수원 삼성도 안방에서 열린 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패하면서 7경기 째 이어오던 무패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더 걱정스러운 건 ‘에이스’ 조나탄의 부상 소식이다. 전반 38분경 부상을 당해 그라운드를 빠져나온 조나탄은 오른 발목 골절상을 당했고, 최소 8주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수원으로선 여러모로 잃은 것이 많은 슈퍼매치였다.  

[주간 K리그 빅매치] '위기' 처한 수원-강원...'무패 흐름' 울산-서울 

# 하나씩 없는 수원-강원, 위기 속 희망은?

하나씩 없다. 수원은 주포 조나탄을, 강원은 수장을 잃었다. 100%라 할 수 없는 두 팀은 분명 위기고, 그 위기 속에 희망을 찾아야 한다. 

잘 나가던 수원에 위기가 찾아왔다. 문제는 슈퍼매치였다. 지난 12일 홈에서 열린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곽광선의 자책골로 0-1로 패했다. 선두 전북을 추격하던 수원은 또 다시 서울을 넘지 못했고, 2위 자리도 울산에 내줬다.

가장 큰 타격은 조나탄의 부상이었다.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38분 상대 선수의 거친 태클에 발목을 다쳐 일찍 교체 아웃됐다. 진단 결과 ‘오른발목 내측복사뼈 골절’ 판정과 함께 복귀까지 최소 8주가 필요하다는 소견도 받았다. 

지금까지 조나탄 없는 수원을 상상하지 못했다. 조나탄은 지금까지 19골을 터트리며 팀 득점(44골)의 절반 가까운 화력을 뽐냈다. 그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이가 윙백 김민우(5골)라는 점이 더욱 답답할 따름이다. 조나탄을 대신해 투입될 유주안이 다시 활약해주길 희망할 뿐이다. 

강원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 라운드에서 제주에 패한 뒤 최윤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시즌 전 목표로 했던 ACL 진출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강원은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7경기에서 단 1승(2무 4패) 밖에 거두지 못하며 순위는 6위로 떨어졌다. 이제 ACL이 아닌 상위스플릿행을 목표로 싸워야할 상황이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그러나 상대는 수원. 제 아무리 조나탄이 없다곤 하지만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최윤겸 감독을 대신해 잠시 지휘봉을 잡을 박효진 코치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 강팀에 강한 서울과 7G 무패의 울산, 승자는?

강팀에 강한 서울과 최근 7경기 무패(4승 3무)행진을 달리고 있는 울산의 맞대결이다. 이날 경기는 상위권의 향방을 가를 한판 승부로 사실상 승점 6점이 걸린 경기다. 일단 최근 서울의 기세가 무섭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서울은 휴식기 이후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7월 이후 9경기에서 6승 1무 2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때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좋은 성적이고, 서울이 여름을 기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울산의 상승세도 엄청나다. 울산은 현재 승점 47점으로 리그 2위에 올라와있는데 최근 7경기 무패행진을 거두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울산의 강점은 안정적인 수비력이다. 울산은 이번 시즌 연패를 단 한 번 밖에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특히 울산은 이번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단 27실점만 기록했다. 울산의 팀 득점이 27골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수비력이 울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의 핵심은 중원 싸움이다. 울산은 최근 김성환, 박용우, 정재용 등 수비형 미드필더 3명을 중원에 배치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의 입장에서는 울산과 중원 싸움에서 승리를 거둬야 하고, 주세종, 오스마르, 고요한 등 중앙 미드필더들의 기동력을 통해 울산을 상대해야 한다. 여기에 윤일록, 이상호 등 측면 자원들이 과감하게 침투해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울산의 중원은 블랙홀이라고 생각한다. 울산이 수비형 미드필더 3명을 놓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울산의 측면 공격도 강한데 상대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 이번 경기는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한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울산의 입장에서는 서울의 데얀과 윤일록 콤비를 막아야 한다. K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 데얀은 이번 시즌 여전한 클래스를 과시하며 리그 25경기에서 16골을 기록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윤일록의 활약도 눈부시다. 윤일록은 이번 시즌 리그 24경기서 3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서울은 울산의 날카로운 역습을 막아야 한다. 울산에는 이종호, 오르샤, 김인성 등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수비가 불안한 서울의 입장에서는 울산의 역습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간 K리그 아더매치]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 그리고 ‘학범슨’의 K리그 복귀

남기일 감독의 뒤를 이어 광주 지휘봉을 잡은 ‘학범슨’ 김학범 감독이 ‘선두’ 전북을 상대로 K리그 복귀를 신고한다. 광주(25경기)는 현재 승점 19점으로 인천(26경기)에 승점 4점차로 밀려 최하위에 랭크돼 있다. 잔뼈 굵은 김학범 감독의 복귀가 강등권 탈출 경쟁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쉽지 않은 상대지만, 본격적인 생존 경쟁을 앞두고 오히려 독한 예방주사를 맞을 기회이기도 하다.

대구와 상주도 ‘9위’ 자리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대구와 상주는 각각 9위, 10위에 올라있다. 두 팀의 격차는 승점 2점으로,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승리하는 팀은 강등권 탈출 경쟁에서 한시름을 놓을 수 있으며, 미끄러지는 팀은 치열한 강등권 탈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지난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인천은 포항을 안방으로 초대해 2연승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인천은 안방에서 유독 부진했다. 이번 시즌 홈에서 승리한 건 지난 7월 광주전이 유일하다. 생존 경쟁은 물론이며, 홈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절실하다. 그러나 포항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포항은 지난 주말 울산전에서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양동현이 2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이밖에도 최근 5경기 무패행진(4승 1무)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3경기 무패(1승 2무)를 이어가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3위 도약을 노린다. 

[주간 K리그 승부예측] 하나씩 잃은 수원과 강원의 위기 탈출기, 승자는?

 

수원 승 1명, 강원 승 2명, 무승부 3명, 양 팀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은 조나탄이 심각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강원은 최윤겸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점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한 순간이다.

# 주간 K리그 27R 일정

글=인터풋볼 취재팀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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