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7 코리아’에서 한국은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에 아시아 예선전을 하지 않고 본선에 진출하여 장시간 준비기간과 홈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좋은 성적을 기대했으나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 1-3으로 패배했다.

죽음의 조라고 평가받던 A조 첫 경기 기니전을 3-0으로 승리하고 두 번째 경기 아르헨티나를 2-1으로 이겨 2승으로 예선 통과가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잉글랜드전에서 승리하면 조 1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주전을 쉬게 하는 전략을 사용해 0-1로 패배하면서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갔고, 포르투갈이라는 힘겨운 상대를 만나 결국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주전을 쉬게 하고 16강전에서 체력을 끌어올려 상대를 제압하려는 전략이 도리어 팀에게 함정을 가져온 결과라 씁쓸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회를 보고 U-20 한국대표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전술을 너무 많이 변화 준 점. 한가지의 전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뛰어난 선수로 구성 되었다면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전술 변화를 줄 수 있지만 생각만큼 변화를 주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3-5-2 포메이션이면 측면 윙백이 해야 할 임무가 있는데 4-4-2로 변화를 주면 사이드 윙백이 해야 할 임무가 달라진다. 이런 변화를 감독이 설명으로 선수들이 금방 이해 할 수 있을 까? 필자의 경험으로는 성인도 어려운 데 이제 20세의 청년들에게는 더욱 더 어려웠을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 선수들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선수와 프로, 대학 등에서 활동하는 선수로 구성했다. 물론 좋은 선수들이지만 주전으로 매 경기에 프로든 대학에서 뛰는 선수라면 큰 무제가 없지만 프로에서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전하는 선수라면 경기력에서 문제가 나타난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다고 체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참여 하면서 체력이 보완되기 때문이다. 대표를 구성할 경우는 리그에 뛰고 있는 선수들이 더 나을 수 있다.

세 번째, 후보 선수들의 관리문제이다. 이번 U-20월드컵 같은 경우 단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를 하려다보면 체력적인 부담이 문제가 된다. 이번 잉글랜드 전과 같이 후보 선수를 대량 교체 투입할 경우 팀의 리듬이 깨지고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인해 상대팀이 바뀌는 상황이 와서 전술에 또 변화를 주는 상황을 맞게 됨으로 선수들을 기용할 대는 다음 수를 생각해야 한다. 어떤 팀을 만날 것이고 어떤 전술로 상대를 맞이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예선전을 통과하고 나면 16강전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하기에 무조건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팀들이 수비를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어느 팀이든 먼저 실점을 하게 되면 역전 승리가 어려운 것이 토너먼트 대회의 특성이다. 그런데 주최국 홈경기이다 보니 팬을 의식한 경기에 치중하여 포르투갈전에서 제대로 된 전술을 펴보지도 못하고 패한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팀이든 최종 목적이 우승이라면 완벽한 컨디션을 유지하고 전술을 확실하게 인한 후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팬에게 어필하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고비를 넘겨야 할 경기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술이 팬에게 어필하지 못해도 사용해야 한다.

글=최인영(용인축구센터 골키퍼 코치)

사진=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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