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상 최고의 ‘축구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래서 준비했다. 축구 전문 언론 ‘인터풋볼’이 EPL을 더욱 알차게 즐기기 위해 ‘주간 EPL 프리뷰’라는 이름으로 깔끔한 그래픽과 함께 매 라운드의 분석 프리뷰를 제공한다. 이제 ‘주말 예능’ EPL을 즐길 시간이다. [편집자주]

잠시 쉼표를 찍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재개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사우샘프턴이 풋볼리그컵(EFL컵) 결승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사우샘프턴-아스널, 맨체스터 시티-맨유 경기는 다음으로 연기됐다. 이번 라운드 최대 빅 매치로 꼽히던 ‘맨체스터 더비’가 연기된 점은 아쉽지만, 나머지 16개 팀들도 치열한 한판승부로 이번 주말을 꽉 채울 준비를 마쳤다.

이번 라운드는 변수가 많다. 각종 대회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팀들은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지만, 그밖에 팀들은 약 2주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꺼내든 레스터 시티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리버풀의 맞대결이다. 폴 클레멘트 감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스완지 시티와 ‘선두’ 첼시의 맞대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간 EPL 빅 매치] ‘무너진 왕국’ 레스터, 리버풀을 만나다

# ‘선두질주’ 첼시와 클레멘트 마법의 맞대결

선두 첼시가 2위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벌릴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라운드는 잉글리시 풋볼리그(EFL)컵 결승 일정으로 사우샘프턴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정이 미뤄졌다. 이에 2위 맨시티는 이번 라운드에 휴식을 취한다. 이는 사우샘프턴을 기다리던 아스널도 마찬가지다. 이에 이번 경기에서 첼시가 승리한다면 2위와 승점 차이를 다시 11점으로 늘릴 수 있다.

그러나 스완지가 달라졌다. 정확히 폴 클레멘트 감독이 부임한 후 스완지는 새로운 팀으로 변했다. 우선 강등권에서 탈출하며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이런 활약으로 클레멘트 감독은 1월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클레멘트 감독은 데뷔전인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승리를 거뒀고, 리버풀, 사우샘프턴, 레스터까지 꺾으며 단숨에 리그 15위로 올라섰다. 첼시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물론, 첼시는 방심하지 않고 빈틈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베스트 11을 꾸준히 유지하며 최상의 전력으로 매경기에 나서고 있다. 선두를 질주하는 상황에서도 “6위 맨유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가 우승에 근접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다. 아직 14경기가 남았다”며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첼시에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 레스터vs리버풀, 위기 빠진 두 팀의 불편한 만남

위기에 빠진 두 팀이 만난다. 먼저 레스터는 지난 시즌 창단 132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을 썼지만 이번 시즌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재 승점 21점으로 강등권 헐 시티와 단 1점 차이로 강등권 추락을 앞두고 있다. 결국 구단도 칼을 뽑았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을 발표한 것이다. 레스터는 “구단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라며 그와의 작별을 선택했다.

리버풀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그 2위를 질주하며 선두 첼시를 위협하는 팀이었지만 2017년에 접어들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특히 강등권인 스완지, 헐 시티에 패하며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약팀에 약한 모습이 또 다시 리버풀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토트넘 핫스퍼를 꺾으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순위 경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중요하다. 레스터는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 상황에서 승리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리버풀 역시 맨시티와 아스널이 휴식을 취하는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단숨에 최대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한 두 팀이 불편한 만남을 가진다. 

[주간 EPL 매치업] 저마다 아픔 있는 팀들의 ‘위기 극복기’

겨울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EPL도 어느새 2/3지점에 도달했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저마다 아픔 있는 팀들의 ‘위기 극복기’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전 패배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토트넘은 스토크 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여 상처 회복에 나선다. 토트넘은 24일 새벽 웸블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서 난타전을 펼쳤지만, 1차전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탈락(합계 2-3)의 쓴맛을 봤다, 이틀 만에 열리는 스토크전은 주전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 라운드에서 맨유에 덜미를 잡혔던 왓포드는 웨스트햄을 안방으로 초대해 화풀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웨스트햄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현재 두 팀의 격차는 승점 2점으로, ‘10위’ 웨스트햄과 ‘13위’ 왓포드의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다. 왓포드로선 좋은 분풀이 상대다. 3연패에 빠진 본머스는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WBA) 원정을 떠난다. WBA은 최근 4경기 연속 무패행진(2승 2무)를 이어가고 있다. 극과 극 흐름을 보이는 두 팀이 맞붙는 셈이다.

강등권 탈출을 위한 진흙탕 싸움은 이번 주말에도 계속된다. 16위부터 20위까지의 승점차도 3점에 불과하다. 이번 라운드 결과에 따라 판도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19위에 자리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강등권에서 벗어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8경기 째 승전보를 울리지 못한 미들즈브러와 만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승패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도깨비 팀’ 헐시티는 매번 치열한 싸움이 됐던 번리와 맞대결을 펼친다. ‘꼴찌’ 선덜랜드도 강등권 탈출의 기회를 얻었지만, 8경기 무패를 이어가고 있는 ‘높은 벽’ 에버턴을 마주한다.

[주간 EPL 이슈]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된 라니에리의 ‘동화’

디펜딩 챔피언의 추억은 달콤했지만, 그 뒷맛은 씁쓸했다. 레스터 구단은 24일 새벽(한국시간) 성적 부진을 이유로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했다. 레스터 시티를 팀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1부 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라니에리 감독이 19개월 만에 쓸쓸하게 물러난 것이다. 경질설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라니에리 감독을 신임한다”던 구단도 더 이상 레스터의 추락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시즌 부진한 성적이 비단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레스터는 지난해 여름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등을 지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은골로 캉테를 지키기 못했다. 캉테의 공백은 상당히 뼈아팠다. 새로 합류한 윌프레드 은디디에게 기대를 걸어봤지만, 캉테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의 나태해진 정신력까지 도마에 올랐다. 지난 시즌 우승에 취해 간절함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것이다. 온순하던 라니에리 감독도 마레즈를 향해 공개적으로 분발을 촉구했고, 최근에는 “정말 이상하다. 지난 시즌 우리는 상대보다 더 절실했고, 더 열정적으로 뛰었다. 패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싸웠었다. 나는 이런 모습을 원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말이다. 지금 우리에겐 최선을 다해 싸울 병사가 필요하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감독 경질이란 초강수가 선수들의 ‘간절함’을 되살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곧바로 리버풀과 맞대결을 치르는 것은 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많이 뛰고 압박하는 리버풀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남은 시즌 레스터의 모습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시즌 감독 경질이란 처참한 결말을 맺게 된 EPL, 지난 시즌 첼시의 선택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레스터가 꺼내든 초강수 카드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간 EPL 핵심 선수] 바디VS피르미누, 골 사냥 절실한 두 선수

골 사냥이 절실한 두 선수가 이번 라운드에서 격돌한다. 레스터는 라니에리 감독이 경질되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선장 없이 나서야 하는 첫 항해가 심지어 리버풀전이다. 까다로운 일정일 수밖에 없다. 리버풀은 지난 라운드에서 토트넘에 승리하며 분위기를 전환했고, 스페인에서 꿀맛 같은 휴식도 만끽했다. 그러나 마음을 놓긴 이르다. 그전까지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고, 승리를 위해선 골이 필요하다. 바디와 피르미누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바디는 주중 열린 세비야전서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10경기 만에 골을 터뜨린 것이다. 역습 상황에서 보여준 깔끔한 마무리는 지난 시즌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이제는 리그에서도 무득점의 터널을 빠져나와야 한다.

득점이 절실한 건 피르미누도 마찬가지다. 피르미누는 이번 시즌 꾸준히 출전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5경기 째 침묵하고 있다. 쿠티뉴와 마네의 활약이 공격을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지만, 피르미누의 한방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멀티골을 터뜨리며 활약했던 스완지전(2-3 패)과 같은 날카로움을 다시 한 번 보여줘야 한다.

[주간 EPL 빅 매치 승부예측] 레스터 시티vs리버풀

리버풀승 4명, 무승부 2명.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 레스터 시티, 그로인해 리버풀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감독 경질이 선수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 2016-17 EPL 26라운드 일정

2월 26일(일)
첼시-스완지(00:00)
크리스탈 팰리스-미들즈브러(00:00)
에버턴-선덜랜드(00:00)
헐시티-번리(00:00)
WBA-본머스(00:00)
왓포드-웨스트햄(02:30)
토트넘-스토크시티(22:30)

2월 28일(화)
레스터시티-리버풀(05:00)

글=인터풋볼 취재팀
사진=게티 이미지
그래픽=유지선 기자, 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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