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누구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매 경기 임하고 있는 수원 삼성, 인천 유나이티드, 수원FC가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에서 나란히 승리했다. 수원은 성남FC, 인천은 광주FC, 수원FC는 포항 스틸러스를 잡으며 함께 웃었다.

3경기 남은 상황에서 그룹B 생존경쟁 더욱 치열해졌다. 7위 광주(광주 승점 44점)부터 12위 수원FC(승점 36점)까지 누구도 클래식 잔류가 정해지지 광주는 어느 정도 안정권이지만, 승점 42점인 성남과 포항은 아직 불안하다. ‘승강 플레이오프(클래식 11위vs챌린지 플레이오프 승자)’와 ‘챌린지 직행(클래식 12위)’ 비운의 주인공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존 못지않게 그룹A 우승 경쟁도 뜨겁다. 공교롭게 1위 전북 현대와 2위 FC서울이 승점 1점씩 얻는 데 그쳤다. 두 팀은 나란히 62골을 넣었고, 득실차에서 전북이 7점 앞선다. 흐름상 최종전에서 우승컵의 주인공이 가려질 전망이다.

3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전남 드래곤즈를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승점 55점으로 4위 울산 현대(승점 49점)와 격차를 6점으로 벌렸다.

▲ 0-0, 싱겁게 끝난 울산-전북의 현대家더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ACL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울산, 정상을 지키기 위한 전북의 만남. 울산은 이정협, 전북은 에두를 최전방에 내세웠다. 전북의 경우 다소 힘을 뺀 스쿼드였지만 그래도 무게감은 여전했다. 뚜껑을 열자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겨줬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은 김신욱, 후반 4분 로페즈를 연달아 투입했다. 19분에는 이동국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울산의 수비는 틈을 내주지 않았다. 울산은 후반 38분 아껴뒀던 멘디 카드를 꺼냈다. 우려했던 전북 수비 역시 안정을 더 하며 상대 맹공을 잘 차단했다. 추반 추가시간 윤정환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 감독 코멘트

울산 윤정환 감독, “양 팀 모두 문전에서 많은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은 좋았다. 하지만 의욕만 가지고 안 되는 부분이 많다. 더 세밀하고 기회가 왔을 때 마무리 짓는 능력이 필요하다. 남은 경기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물을 마시고 있는 도중에 흥분했다. 그런 모습을 보인 내 잘못이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북 최강희 감독, “0-0은 양 팀 모두에 의미 없는 결과다. 일부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다. 선수들에게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 후반에는 교체로 변화를 모색했지만 효과를 못 봤다. 공격적인 면은 분명 아쉬웠지만, 수비가 잘해줬다. 신형민이 잘 커버해줬고, 미드필더들도 열심히 뛰었다. 칭찬해주고 싶다. 이제 3경기 남았는데 부상, 징계, 컨디션 난조를 보인 선수들이 돌아온다. 다 이겨야 우승이 가능하다. 정상적으로 운영해 모두 이기겠다.”

▲ ‘6G 만에 승’ 수원, 조나탄과 함께 활짝 웃다

수원이 6경기 만에 승리했고, 그 중심에는 조나탄이 있었다. 결승골을 터트린 조나탄은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비로소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앞둔 수원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강등권과는 2점차. 이번 경기에서 수원은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실점하지 말았어야 했고, 서정원 감독은 다시 한 번 스리백 카드에 기대를 걸었다. 수원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김현과 황의조를 앞세운 성남의 공격은 좀처럼 수원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점차 주도권을 수원에 내주게 됐다. 그 순간 조나탄의 발끝이 빛났다. 전반 25분 권창훈의 정확한 침투패스를 이어 받은 조나탄이 스피드를 살려 그대로 슈팅한 공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선을 제압한 수원은 더욱 거세게 성남을 압박했다. 그동안 문제시 됐던 불안한 수비도 이날 경기에선, 그 어느 때보다 견고했다. 계속해서 두드리던 수원은 후반 28분 권창훈의 프리킥 골까지 터지며 완벽히 승기를 잡았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수원은 6경기 만에 승리했고, 그동안 절정의 감각을 뽐내던 조나탄 역시 함께 웃을 수 있었다.

# 감독 코멘트

수원 서정원 감독, “오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했고, 그것보다 중요했던 것은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연습할 때 이를 차곡차곡 준비했다. 더욱이 앞에서 우리 공격진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수비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것이 승리의 요인인 것 같다.”

성남 구상범 감독대행, “나름대로 준비를 했는데, 수비 실수로 인해 선제 실점을 하며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후반에도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공격적인 부분을 준비했는데, 상대가 역습을 잘 준비했다. 경기에 패한 부분은 모두 제 책임인 것 같다.”

▲ 인천, 광주 꺾고 잔류 희망 이어가

강등권 탈출을 목표로 하는 인천과 잔류를 확정지어야 하는 광주 모두 승리가 절실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건 인천이었다. 인천은 이날 쯔엉이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고, 송시우와 진성욱 등 후반전 조커로 주로 활용하던 선수들까지 대거 선발명단에 포함시켰다. 승리를 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광주도 쉽게 물러서지 않으면서 전반전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광주는 김영빈이 전반 19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수중전에 거친 몸싸움까지 오가면서 양 팀 선수들이 한 차례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반전 흐름은 인천이 가져갔다. 인천은 후반 6분 김용환이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균형을 깼고, 후반 13분에는 진성욱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일격을 당한 광주도 후반 막바지까지 만회골을 위해 애썼지만, 인천이 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 감독 코멘트

인천 이기형 감독대행, “광주는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는 팀이라,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승리의 일등공신. 매 경기 그라운드에서 온힘을 쏟다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광주 남기일 감독, “전반전은 준비한 것들이 잘 이뤄졌지만, 후반전에 급격하게 무너졌다. 상대에 공간을 많이 내줬고, 세트피스 상황 대처 능력도 미흡했다. 중요한 순간에 승점을 얻지 못해 아쉽다.”

# 35라운드 베스트 11

FW

안현범(제주) : 멀티골을 폭발하며 제주에 승리를 안겼다. 팀은 ACL 진출 임박, 본인은 영플레이어상에 가까워졌다.

조나탄(수원): 원샷원킬이었다. 전반 25분 권창훈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이어갔다.

아드리아노(서울) : 역시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은 탁월하다. 멀티골로 서울의 에이스임을 증명.

MF

김용환(인천) : 2번의 슈팅이 모두 골문을 향했고, 후반 6분에는 천금 같은 선제골로 팽팽했던 균형을 깼다. 인천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주역이었다.

권창훈(수원) : 조나탄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후반 28분엔 정확한 프리킥 슈팅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동안의 부진을 털 수 있었던 완벽한 경기였다.

송시우(인천) : 폭넓은 활동량과 드리블 돌파로 인천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무려 5번의 슈팅을 날리며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김용환의 선제골도 앞서 송시우의 날카로운 슈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근호(제주) : 경기 내내 활발히 움직이며 특급도우미의 면모를 과시. 2도움 기록.

DF

이재성(울산) : 에두, 김신욱, 이동국으로 이어지는 전북의 막강화력을 무실점으로 막아냄.

이정수(수원): 성남의 공격진을 무력화한 일등공신. 스리백의 중심을 잡으며 수원의 3개월 만에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김창수(전북) : 울산 공격의 키플레이어인 코바를 철저히 봉쇄, 부상 복귀 후 전북 수비에 안정을 더함.

GK

조수혁(인천) : 광주의 유효슈팅 6개를 모두 막아내며 인천의 최후방을 사수.

▲ 36라운드 일정

10월 29일(토)

전남-전북 15시 순천팔마경기장

인천-포항 15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광주-성남 15시 탄천종합운동장

10월 30일(일)

상주-울산 15시 상주시민운동장

제주-서울 15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수원FC-수원 15시 수원종합운동장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종합=인터풋볼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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