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승점 45점, 34점. K리그 클래식 선두 전북 현대와 2위 FC서울의 승점 차다. 11점. 두 팀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실상 결승을 치렀다. 결과는 전북의 승리. 21경기 무패(12승 9무)를 질주하며 당분간 전북의 독주 체제가 마련됐다. 완벽히 적응한 로페즈의 활약이 눈부셨다.

3위 울산 현대는 인천 유나이티드에 일격을 당하며 전북-서울-울산 3위까지 순위 변동이 없다.

4위에 있던 상주 상무가 조나탄을 앞세운 수원 삼성이 덜미를 잡히며 5위로 내려앉았다. 성남FC가 제주 유나이티드(6위)와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지만, 4위로 올라섰다.

최하위 수원FC는 임대생 권용현의 결승골로 포항 스틸러스전 2연승,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갈 길 바쁜 광주FC와 전남 드래곤즈는 득점 없이 비겼다.

▲ ‘2골 1도움’ 케빈, 벼랑 끝 인천을 구하다

케빈이 두 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벼랑 끝에 있던 인천을 구했다. 인천은 지난 13일 FA컵 8강에서 1-4로 대패하며 4강행 티켓을 놓쳤다. 정확히 일주일 뒤 같은 장소에서 그대로 갚아주겠다고 다짐했고, 케빈을 앞세워 복수에 성공했다. 케빈은 벨코스키와 전방에서 힘, 높이로 상대와 과감히 맞섰다. 이는 자연스레 2선 침투로 이어졌고, 측면 크로스로 활로를 모색했다. 막히더라도 세트피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후반 들어 인천은 더욱 날카로움을 뽐냈고, 후반 5분 김도혁의 크로스를 케빈이 문전에서 오른발로 마무리해 선제골에 성공했다. 11분 케빈의 패스를 받은 박세직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코바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역부족이었다. 인천은 울산의 틈을 노렸고, 19분 혼전상황에서 벨코스키가 내준 공을 케빈이 왼발로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막판 이정협에게 실점했으나 공세를 잘 막았고, 인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인천은 전남과 같은 승점 22점이 됐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울산은 3위를 유지했다.

# 감독 코멘트

울산 윤정환 감독, “힘든 일정 속에 상대보다 준비가 안 돼 있었다. 결과와 내용 모두 불만족스럽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지난주에 상대를 쉽게 이겨 안주했다. 빠른 재정비가 필요하다.”

인천 김도훈 감독, “일주일 만에 울산을 만났다. FA컵 1-4 패배 이상으로 이기고 싶었는데, 더 많은 골을 못 넣어 아쉽다. 오늘은 선수들이 FA컵 패배를 설욕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고, 그런 마음이 결과로 나타났다. 내려서서 역습을 한 부분이 주효했다. 벨코스키로 인해 케빈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이 어우러지면서 시너지를 냈다.”

▲ ‘21G 무패’ 전북, 천적 황선홍 넘고 독주체제 구축

절대 2강이 깨졌다. 전북이 ‘천적’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을 제압하며 21경기 무패행진(12승 9무)을 이어갔고,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이날 전북은 3-4-3을 사용하는 서울을 맞이해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를 후방과 중원을 자유롭게 오가게 하는 변칙 전술을 사용했고, 시작부터 김보경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위기도 잘 넘겼다. 전북은 데얀에 동점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최강 중원 조합인 이재성과 김보경이 중원을 지배하며 위기를 극복했고, 후반전에는 최근 물오른 득점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로페즈가 맹활약했다. 로페즈는 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전북의 승리를 이끌었고, 서울은 후반 막판 오스마르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자는 전북이었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21경기 무패행진과 함께 2위 서울과의 승점차를 11점으로 벌렸고, 압도적인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최근 2연승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 감독 코멘트

서울 황선홍 감독, “홈에서 열린 중요한 경기에서 패배해 안타깝다. 두 번째 실점이후 많이 흔들렸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홈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전북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상황을 잘 넘겨야 한다.”

전북 최강희 감독, “제주 원정과 오늘 경기가 큰 고비라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 승리를 했다. 부상자가 돌아오고, 뒤에서 노장들이 경기 운영을 잘해줬다. 앞으로 선수 운용이 다양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에두의 가세로 공격 조합이 다양해졌다.”

▲ 무더위에 허덕인 성남-제주, 득점 없이 무승부

두 팀 모두 중요한 경기였다. 성남은 수원 삼성 원정에서 거둔 승리를 이어 상승세를 타야했고, 제주는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의 하락세를 끊어야 했다. 경기는 조심스러움 속에서 공격적으로 진행됐다. 성남은 황의조를 최전방에 배치했고, 제주는 완델손과 헤난 투톱을 가동하며 창끝을 날카롭게 했다. 하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높은 습도와 폭염 특보가 내린 날씨는 선수들의 의욕과 의지를 무너뜨렸다. 경기 초반 번뜩이는 슈팅들이 나왔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선수들은 무기력해졌다. 결국 두 팀은 90분 휘슬이 울릴 때까지 총 23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하며 경기를 마쳤다.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에서 아무도 웃지 못했다.

# 감독 코멘트

성남 김학범 감독,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홈에서 이겼어야 하는 아쉬움이 큰 경기다. 이야기만 해도 땀이 나는 날씨다. 힘들고 집중력이 떨어져 수비가 불안했다. 여러 가지로 두 팀이 모두 힘든 경기였다. 날카로움은 찾기 어려웠다.”

제주 조성환 감독, “원정과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힘들고 지쳤을텐데 끝까지 열심히 해줘 고맙다. 서울전에서 더 좋은 경기하도록 선수들과 빨리 회복하겠다.”

# 21라운드 베스트 11

FW

케빈(인천) : 높이, 힘을 앞세워 울산 수비진을 무너뜨림.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인천에 승리를 선물.

로페즈(전북) : 최근 2경기서 3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새로운 에이스로 등극. 이날도 위기의 순간 강력한 두 방을 터트리며 전북의 21경기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MF

권용현(수원FC) : 임대 후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수원FC에 10경기 만에 승리를 안겨줬다. 득점뿐 아니라, 경기 초반부터 남다른 움직임으로 상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김보경(전북) : 전북에 완벽하게 적응한 신형 엔진. 서울전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이재성과의 호흡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비교 불가한 K리그의 최강 중원 조합이다.

박세직(인천) : 강력한 중거리포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림. 상대와 중원 다툼에서 우위를 점했고, 공격 가담은 물론 수비까지 완벽. 든든한 버팀목.

안현범(제주) : 비록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윙백으로 출전해 빠른 돌파와 수비 가담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

DF

김용환(인천) : 울산 측면 공격수 김태환을 꽁꽁 묶었다. 안정된 수비에 이은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음.

토미(전남) : 시즌 중 합류에도 빈틈없는 수비, 공격 시 빌드업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공수의 만능키다. 광주전에서도 진가 발휘. 전남의 3경기 무패(2승 1무) 주역.

조병국(인천) : 베테랑답게 후방에서 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줬다. 상대 주포인 멘디를 묶었고, 요치니 이윤표와 함께 완벽한 성벽을 구축. 복수극의 주연 같은 조연.

최철순(전북) : 전북의 무패를 이끌고 있는 에너자이저. 이날도 박주영을 봉쇄하는 동시에 과감한 오버래핑을 시도했고, 결국 1도움까지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GK

양형모(수원) : 지난 라운드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양형모가 다시 영웅으로 돌아왔다. 상주전에서 보여준 슈퍼세이브만 7개로, 팀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선사했다.

▲ 총평 및 다음 라운드 전망

날도 참말로 더운데, 일정이 아주 그냥...

2일 혹은 3일 뒤에 22라운드가 열린다. 빠듯한 일정으로 인한 부상, 체력안배, 전술구상 등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이를 뚫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법.

다가올 22라운드 빅매치는 1강 전북과 이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울산의 현대‘家’더비다. 전북은 이 경기마저 잡으며 탄탄대로다. 다가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하면 될 듯하다.

7월 23일(토)

포항-인천, 19시 포항스틸야드

상주-광주, 19시 상주시민운동장

전남-수원, 19시 과양축구전용경기장

7월 24일(일)

전북-울산, 19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제주-서울, 19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성남-수원FC, 19시 탄천종합운동장

그래픽=유지선, 박주성 기자

사진=윤경식 기자

종합=인터풋볼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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