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윤경식 기자=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화려한 상승곡선을 그린 8개월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아틀레티코는 29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쥬세페 메아챠서 ‘거함’ 레알 마드리드와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갖는다.

양 팀은 2년전처럼 또 다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써내려가며 밀라노행 티켓을 잡았다.

시작은 레알이 아틀레티코보다 화려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이 함께 속해 1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였다. 레알은 조별리그서 5승 1무를 기록했고 PSG에게도 1승 1무를 올리며 16강 티켓을 손쉽게 잡았다.

토너먼트에서도 이 기세는 이어졌다. 레알은 AS로마에게 1,2차전 총합 4-0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이어나갔다. 물론, 볼프스부르크와의 8강전에서 결승행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원정 1차전서 0-2로 패하며 탈락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2차전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대역전극을 이뤄냈고 이 기세를 몰아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결승에 안착했다.

팀을 대표하는 가레스 베일-카림 벤제마-호날두로 이어지는 ‘BBC’라인은 21득점을 기록하는 등 결승까지 무려 27득점을 몰아친 레알이다. 레알의 결승행은 누구나 그릴 수 있던 시나리오였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위기를 파헤쳐 가며 결승에 올랐다. 갈라타사라이와의 1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벤피카와의 2라운드 홈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또한, 조 최약체 아스타나 원정서 무승부를 거두는 등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후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의 위기는 16강전에서도 계속됐다. PSV 에인트호번과의 16강 1차전과 2차전서 모두 0-0무승부를 기록했고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8강에 올랐다.

허나, 고전한 16강전은 아틀레티코에게 쓴 약이 됐고 이들을 각성시켰다.

8강 상대는 바로 ‘디펜딩 챔피언’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는 페르난도 토레스의 퇴장 악재가 겹치며 1차전을 1-2로 패했지만 강팀의 위용을 다시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는 2차전에서 확실히 나타났다.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리오넬 메시-네이마르-루이스 수아레스 마저 뚫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고 이들의 역습은 바르사를 흔들어 놓기 충분했다. 결국 앙트완 그리즈만의 2골에 힘입어 1,2차전 총합 3-2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4강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차례로 우승 후보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바르사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틀레티코의 모습은 결코 바이에른에게 뒤쳐지지 않았고 쉽사리 바이에른의 승리를 예측하는 이들마저 사라졌다.이들이 최고의 상승세에 있다는 것은 1차전부터 완벽하게 드러났다. 홈에서 열린 1차전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운 바이에른조차 뚫을 수 없는 강력한 수비에 사울 니게스의 환상적인 골까지 이어지며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에서는 2-1로 패했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우세해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안방에서의 무실점과, 장소와 팀을 가리지 않는 날카로운 역습이 이들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또한, 점유율 축구로 대변되는 바르사와 바이에른을 다이나믹한 역습 축구로 꺾고 결승에 올라 현시대의 트렌드까지 뒤흔들었다.

이제 아틀레티코의 다음 상대는 레알이다. 2012-13시즌 우승팀 바이에른을 꺾었고 2014-15시즌 우승팀 바르사도 물리쳤다. 과연 아틀레티코는 이 상승세를 이어가 유럽 최강팀 레알, 바르사, 바이에른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만약 아틀레티코가 레알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가장 위대한 순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