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세계 축구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1998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를 이끌던 제프 블래터(79)가 초라하게 물러났고, 젊은 지도자인 지아니 인판티노(45) 회장이 부임했다. 이후 축구계에 새로운 바람이 예고됐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뜨거운 감자인 비디오 판독 도입이다.

사실 이 문제는 혁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중계의 질이 높아지면서 심판의 오심이 더욱 명확히 드러나는 요즘 시대에 비디오 판독은 사실상 모두가 알지만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는 문제였다. 하지만 인판티노 회장은 거침없이 비디오 판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가능한 빨리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5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연례총회에서 비디오 판독 기술 도입에 합의했다. 인판티노 회장도 “축구를 위한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이 합의를 환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많은 팬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심판의 권한이 줄어든다는 의견과 함께 경기의 흐름을 끊게 된다는 반대 의견과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오심을 없애고 정확한 판정이 가능하다는 찬성 의견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은 축구계에 도움이 될까?

# 비디오 판독 반대...축구는 흐름!

모두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반대파들은 비디오 판독만큼은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우선 경기 중 감독들의 항의 등 비디오 판독을 계속해서 요구한다면 경기가 계속해서 중단될 수 있다. 또 주심의 권한이 줄어들며 확실한 판정까지 선수들이 불만을 품고 비디오 판독을 요구할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1-0으로 앞서는 팀이 남은 시간 계속해서 비디오 판독을 요구한다면 경기가 어떻게 될까?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전반전에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던 팀도 후반전 새로운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스포츠가 축구다. 이렇게 비디오 판독을 악용해 축구의 기본 요소인 즐거움을 감소시킨다면 오히려 축구를 망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 비디오 판독 찬성...정확한 판정!

심판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확한 판정 때문이다. 현대 축구에서 오심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이에 대처하는 행동을 보면 심판들과 축구계는 발전을 포기한 것 같다. 충분히 기술적으로 오심을 잡아낼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심판의 눈을 믿고 있다. 사람은 실수를 하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 작은 실수가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비디오 판독은 당연히 도입해야 할 제도다.

이미 축구계에선 골라인 판독기를 도입해 결정적인 오심을 줄인 긍정적인 사례가 있다. 비디오 판독도 그 연장선이다. 심판이 미처 보지 못한 중요한 판정을 비디오를 통해 하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도 역시 심판이 보고 판단하기에 심판의 권한을 뺏는다고 보긴 어렵다. 억울한 오심보다 정확한 판정이 낫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이다.

# 다른 종목에선? 비디오 판정은 경기의 일부

축구를 제외한 다른 스포츠에서 비디오 판독은 이미 익숙한 심판의 판정 도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시즌부터 2009년에 도입된 홈런/파울을 넘어 외야타구, 페어, 파울, 포스, 태그 플레이 내야 파울 타구 등 사실상 모든 부분에서 비디오 판독이 가능하도록 비디오 판독을 추진하고 있다.

농구도 비디오 판독 요청이 가능하다. 각 팀 별로 1회씩 비디오 판독 요청이 가능하고 심판의 판정이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번복될 경우 추가로 1회를 더 요청할 수 있다. 배구는 2007년부터 일찌감치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애매한 판정들이 사라졌다.

사실상 축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포츠에선 비디오 판독을 사용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스포츠인 축구도 이제 비디오 판독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디오 판독이 축구계 발전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될지 경기의 즐거움을 하락시키는 걸림돌이 될지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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