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유럽 축구가 작은 동전 하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경기장에서 흥분한 관중들이 선수를 향해 동전을 집어 던지며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당연히 경기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고 많은 팬들과 구단 역시 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건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WBA)과 레딩과의 2015-16 잉글리시 FA컵 16강전에서 발생했다. WBA의 미드필더 크리스 브런트(31)는 1-3 패배로 경기가 끝난 후 응원에 감사하며 서포터 응원 구역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브런트는 갑자기 얼굴에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일부 관중이 던진 50펜스 동전에 얼굴을 맞았기 때문이다. 브런트는 왼쪽 눈가가 급격히 부어올랐고 이후 흥분하며 동전을 던진 관중에게 분노를 표현했다.

사건이 끝나고 브런트는 "당시 동전을 보관하고 있다. 나는 앞줄에 있던 어린아이에게 유니폼을 벗어주려 했다. 일부 팬들이 화가 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동전을 던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굉장히 야만적인 일이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재 WBA 구단은 동전을 던진 용의자를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경기장엔 명백히 들고 갈 수 없는 물건들이 있다. 지난 파리테러에서도 이러한 규정으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테러범은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검문 과정에서 폭발물이 발견돼 경기장에 출입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위험한 물건을 포함해 꽃가루, 병, 캔, 화약류 등 축구장에서 익숙한 물건들도 명백히 따지면 금지물품이다. 우산과 라디오, 카메라처럼 일상적인 물건도 부분적으론 제한된다. 심지어 페트병의 플라스틱 뚜껑까지 압수한다. 하지만 동전은 아니다. 동전은 주머니에 가볍게 넣을 수 있고 상대에게 위험을 주는 물건으로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유럽 축구에선 동전이 가장 위험한 물건이 되고 있다. 과거 2012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동전으로 인해 선수가 피를 흘린 사건이 있었다. 당시 리오 퍼디난드는 극적인 골과 함께 기쁨을 포효했지만 맨시티 팬이 던진 동전으로 피를 흘렸다.

심지어 '드록신'으로 불리는 디디에 드록바도 동전 앞에서 화를 참지 못했다. 드록바는 당시 칼링컵에서 번리와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드록바는 번리의 팬이 던진 동전에 분개해 다시 동전을 관중석으로 집어던졌다. 이에 FA(잉글랜드 축구협회)는 드록바의 행동을 위협적인 행동으로 보고 3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최근 첼시 구단도 동전투척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앞세우고 있다. 맨시티와의 FA컵에서 5-1 대승을 거뒀지만 상대팬들이 동전을 던지며 선수들을 위협했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지만 명백히 위험한 장면이었다. 이에 첼시는 앞으로 일어날 동전투척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첼시는 경기가 끝난 후 "동전을 던지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명백한 범죄행위고 첼시 구단은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 만약, 신원이 확인된다면 향후 스탬포드 브릿지에 출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경기장에 동전을 던지는 행동은 비난을 받아야한다. 이런 사람들은 경기장에 절대 들어올 수 없다"며 강력하게 주장했다.

유럽축구가 동전으로 인해 피로 물들고 있다.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팬들을 위해 뛰는 경기장에 동전을 집어던지는 이유가 뭘까? 관중이 던지는 물건으로 선수가 부상을 당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명백한 범죄행위다. 그렇게 돈을 던지고 싶으면 차라리 지폐를 던지자. 선수들과 경기장은 자판기가 아니다.

글=박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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