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피치&걸스
[체험기] ‘나도 축구선수다!’ 2박 3일 포항 선수로 살아가기(2편)

[인터풋볼] # 2일차 오후 훈련(송라2구장 오후 3시~5시 30분)
- 전술 훈련 및 포지션 별 상황훈련
- 최종 연습경기

오전보다 오후 바람이 더 거셌다. 늘 그렇듯 땀을 가볍게 흘린 뒤 개인별로 볼을 1개씩을 소유해 리프팅, 컨트롤, 드리블 훈련을 했다. 각자 포지션에 배치돼 대형을 유지하고, 상대가 공격 시 어떻게 수비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최종범 감독이 세세히 지도했다. 필자는 중앙 수비수 자리에 섰다. 수비의 기본은 대형유지였다. 현대축구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 형태를 취한다. 상대가 공격 간 기본적으로 전방 압박, 이에 따라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많은 훈련을 통해 다져진다. 포인트는 필드 10명이 상대 볼 방향에 따라 대형이 흐트러지지 않게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 또한, 수비수와 수비수 사이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풀백이 전진해 상대 공격수에게 따라 붙었을 때 집을 비우게 된다. 이때 중앙 수비가 재빠르게 그 자리를 커버하고 대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이라든지, 배운 걸 곧바로 실전에 적용했다. 조끼와 비조끼로 나눠 발을 맞췄다. 남은 20분간 개인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칼바람도 학구열을 막을 수 없었다.

# 메인 매치 대비 미팅(실내 오후 8시~9시 30분)
- 경기 영상을 통한 공격과 수비 형태 연구
회의실에서 영상을 통해 경기 중 일어나는 여러 장면을 최종범 감독이 정지, 반복, 재생하며 이 상황에 어떻게 수비하고 공격하는지를 설명했다.

* 아래는 몇 가지 상황 예시
[그림1) 빌드업 하기 전 포백의 기본 대형
포백의 기본적인 형태다. 중앙 수비수는 아크 양 모서리에 위치, 측면 수비수는 넓게 벌린 형태를 취한다. 공격 때 그라운드를 폭넓게 가져가는 첫 번째 단계라 할 수 있다. 이 간격이 경기 내내 유지된다면 정말 좋은 팀이다.

[그림2] 상대 진영에서 전방 프레싱(4-2-3-1 가정)
전방 공격수를 포함한 2선 자원들은 상대가 전진, 원활하게 빌드업을 할 수 없도록 전방 압박을 가한다. 상대 측면 미드필더가 볼을 잡았을 때 1번(RW)이 1차적 압박, 2번(AM)이 미드필더를 묶어둔다. 당연히 볼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결국, 뒤로 돌리게 된다. 이것만으로 성공이다. 이때 3번(CF)이 재빠르게 압박을 가해 볼을 차단하면 기회가 오기 마련. 중요한 건 그림과 같이 삼각형 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림3] 프리킥 수비 방법
우리 진영에서 상대가 프리킥한다고 가정하자. 수비벽을 페널티박스 라인에 두는 이유는 골키퍼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고 박스 안으로 벽을 물릴 경우 혼전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 키커가 킥을 하는 순간 벽도 동시에 내려서 볼이 골키퍼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가는 걸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이 외에도 공격 간 투톱의 위치 선정, 세컨드 볼의 중요성, 측면 크로스의 높이와 방향 등 다양한 상황에 관한 최종범 감독이 명확한 설명으로 팀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어 예정시간을 넘길 때까지 궁금했던 점에 관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 3일차 메인 매치(오전 10시~11시 30분)/퇴소(오후 3시)
- 중등최강 포철중 상대 2-4 패배
- 원팀의 중요성

애초 메인 매치는 포항스틸야드에서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포항 프로팀이 오는 2월 9일 A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잔디 상태를 고려해 송라클럽하우스 내 1구장에서 포철중과 맞대결하기로 결정됐다. 비록 스틸야드에서 정식 입장, 용광로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지만 이 자체만으로 의미 있었다.

23일보다 날씨는 더 추웠다. 아침 식사 후 회의실에서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자신의 이름과 번호가 적힌 마킹된 종이를 받았다. 필자는 등번호 4번, 중앙수비수였다(나중에 알았는데 중앙 미드필드에 놓을지, 수비에 놓을지 감독님이 고민하셨다고 한다). 이어 운동장으로 나가 워밍업을 했다. 실제 프로가 경기 시작 40~45분 전 운동장으로 나와 몸을 푸는 방식과 같았다. 물론 이런 날씨에 프로도, 유소년도 경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찬 바람은 말할 것도 없었고, 기온은 영하 15도였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였다.

경기 전 땀을 내고 포철중과 전후방 30분 메인 매치를 시작했다. 예상대로 상대는 틀이 잡힌 포메이션, 조직적인 움직임, 볼 다루는 솜씨가 우리나라 최고 유스팀다웠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팀도 짧은 시간 발을 맞춘 것치고 괜찮았다. 조직적으로 잘 맞았고, 전방 압박과 수비 안정감이 돋보였다. 상대는 짧은 패스, 우리는 짧은 패스와 긴패스를 섞어 플레이했다. 경기를 잘 풀어가던 전반 막판 우리 페널티박스 안에서 필자를 맞고 굴절된 볼이 상대 측면 공격수에게 연결, 문전에 있던 선수가 침착히 밀어 넣었다. 다소 운이 없었지만, 순간 집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역시나 수비는 잘하다가 한순간 실수가 뼈아픈 실점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후반에는 선수 전원이 바뀌었다. 포철중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개인기량을 앞세운 포철중이 매섭게 우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우리는 전반에 들어갔던 선수들 일부를 다시 투입해 반격에 나섰고, 두 골을 뽑아냈다. 결과는 2-4 패배.

총평하자면 우리는 피지컬에서 앞섰을 뿐, 상대는 꾸준히 발을 맞춰온 모습이 확실히 묻어났다. 특히 원투패스로 수비를 순식간에 농락하는 플레이, 박스 근처에서 크로스가 아닌 짧게 주고 빠지고 들어가는 플레이가 특징이었다. 포철중-포철고-포항 스틸러스로 이어지는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났다. 필자를 포함한 일부 노장들은 이런 플레이에 몇 차례 무너지고 말았다. 흔한 말로 ‘탈탈 털렸다.’ ‘어안이 벙벙.’ 등이 딱 적당한 표현인 듯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상대가 아무리 개인 기량이 뛰어나도(물론 우리팀은 아니다) 원팀이 되지 않는 한, 조직적으로 발을 맞춰온 팀을 쉽게 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고, 원팀의 중요성을 또 한 번 깨달았다.

경기 후 우리는 한국축구의 미래들과 단체 사진 촬영으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어 바비큐 파티와 시상식을 끝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꿈같던 2박 3일간의 축구선수 생활이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 에필로그
전국 각지에서 축구에 대한 열정과 가진 많은 참가자가 모였다. 10대부터 40대까지 연령, 직업, 환경 등 모든 게 달라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오랜만에 단체 생활을 통해 규율도 느꼈고, 원팀이라는 공동체 정신 또한 함양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21명 모두 축구에 대해 다시금 느끼고 배우는 좋은 시간이었다.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닌,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포항 구단에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퇴소 후 개인적으로 포항의 명소 영일대해수욕장을 찾아 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 체험기로 기자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과 느낌이 반영돼 있습니다.

정리=이현민 기자
사진=인터풋볼, 포항 스틸러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민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여백
여백
피치&걸스
여백
여백
연예 포토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