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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나도 축구선수다!’ 2박 3일 포항 선수로 살아가기(1편)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1월 22일 이른 새벽에 눈이 떠졌다. 아주 오래전 축구선수를 꿈꿨던 설렘 덕에 그랬던 모양이다. ‘실축(실제 축구)’을 해봤거나 지금도 하는 남성이라면 안다. 밤새 술을 먹어도 주말에 조기축구회에 나가 몸에서 덜 빠진 알코올과 작별을 고한 적이 있을 거다. 그나마 총각은 자유로운 몸이지만, 유부남들이 어떻게든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런 욕망. 축구라는 게 그렇다. 아프고 다쳐도 계속하게 되고, 공만 봐도 괜히 발로 한 번 툭 건드리는, 푸른 잔디를 보면 투혼을 불사르고 싶은 마음. 축구를 마약이라 표현하는 이유다. 이런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축구에 미쳐 사는 모습을 보며 진절머리가 난 여성도더러 있을 것이다. 어쩌겠나. 그렇게라도 스트레스 풀고 배에 붙은 튜브라도 빼려 하니 대견하지 않은가. 실축이든 관전이든 TV 시청이든 모든 축구는 같은 장면 하나 없이 매번 다르고, 매력적이고 남자다운 스포츠다. 그래서 필자가 직접 체험을 하기로 했다. 2016년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은 ‘나도 축구선수다’라고 느끼고 그렇게 생활해도 되는 날이었다(편집자 주). ‘나도 축구선수다!’ 2박 3일 포항 선수로 살아가기는 총 1, 2 편으로 구성돼있다.

필자는 이번에 포항 스틸러스에서 주최하는 ‘You are STEELERS’ 선수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개인 사정으로 구단에서 제공하는 선수단 버스를 탑승하지 않았고, 자가 차량으로 포항시 북구 송라면에 위치한 포항 클럽하우스를 찾았다. 무릎을 극도로 시리게 만들던 한파는 다행히도 한풀 꺾여 훈련하기 좋은 날씨였다.

22일 오전 9시 오리엔테이션(사회자 주도하 주요사항 공지, 이재열 단장 인사말, 포항 산하 U-15포철중학교 최종범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소개 등) 이후 클럽하우스 시설물을 둘러봤고, 구단에서 제공하는 용품을 지급받는 순간 참가자들의 입은 귀에 걸렸다. 이어 각자 배정받은 방으로 향했다. 필자가 묵을 곳은 프로 2년 차에 접어든 공격수 유강현 선수의 방이었다. 책상에 ‘방 깨끗하게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인볼은 선물입니다!!’라는 글귀를 적어놓고 갔다. 센스에 미소가 절로 났다. 미리 공지한 탓인지 방은 깔끔히 정돈돼 있었다(개인방은 공개하지 않는 거로).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다 보니 일정이 타이트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와 패턴은 똑같이 가되입소자들의 능력에 맞춰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었다. 목표는 3일 차 포철중과의 메인 매치였고, 이에 초점을 맞춰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갔다.

# 1일차 오전 훈련(송라2구장, 10시 30분~12시)
- 1차 평가전 대비 스트레칭, 볼 감각 익히기 & 패스, 스프린트
- 전후반 20분 자체 평가전 후 마무리 훈련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의 기본은 준비 운동이다. U-15 최종범 감독, 이규용 코치, 유현욱 골키퍼 코치의 주도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트레칭을 했다. 사실, 필자의 경우 운동 부족과 과도한 음주, 업무 특성상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핑계를 대자면 운동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 살이 찌고 그나마 있던 운동신경마저 없어질 판이다. 소싯적 운동 좀 했다는 건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한 지 오래다. 스트레칭만으로 몸은 움찔움찔, 한증막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몸이 풀리자 한결 나아졌다. 이어 동료들과 볼을 주고받으며 감각을 익혔고,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인 1개 조 숏패스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롱패스까지. 최종 스프린트를 통해 땀을 쫙 뺐다. 이어 A, B팀으로 나눠 전후반 20분씩 자체 연습경기를 가졌다. 1차 옥석을 가리는 순간이었다. 최종범 감독이 매의 눈으로 선수들을 지켜봤고, 최心을 잡기 위해 팀원들은 모든 힘을 쏟아냈다. 치열한 경기 후 마무리 운동을 했다. 경기만큼 중요한 게 마무리 운동이다. 그라운드를 걸으며 뭉친 근육을 풀었다. 숙소로 들어와 사우나에서 뜨끈뜨끈한 물이 몸에 닿을 때 그 쾌감, 느껴본 이들만 알 수 있다.

# 1일차 오후 훈련(송라2구장 오후 3시~5시)
- 코디네이션, 기본기, 패싱, 미니게임, 개인 기술 훈련

코디네이션은 신체조정능력 훈련이다. 사다리를 놓고 공간에 잔발, 스텝을 통해 전진해갔다. 순간 스피드를 올려주는 데 도움이 된다. 이어 접시콘을 기준 삼아 볼을 주고 제2 동작을 가져가고, 패스가 매끄럽게 연결될 수 있는 훈련도 전개했다. 팀원들도 생소한 훈련이 이제 어느 정도 적응된 듯 오전보다 몸이 가벼웠다. 다시 A, B팀으로 나눠 전후반 15분씩 미니게임을 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밀집되다 보니 부딪히거나 거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남은 30여 분 정도는 코칭스태프에게 본인이 부족한 점을 레슨받는 시간을 가졌다. 대표적으로 수비에서 상대 공격수를 막는 방법과 움직임, 몸싸움, 슈팅 시 디딤발, 슈팅 간 발이 볼에 맞닿는 임팩트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 1일차 저녁 훈련(실내 헬스장 오후 7시 30분~9시)
- 웨이트 트레이닝(서킷)
- 스트레칭 및 마사지

꿀맛 같은 저녁을 먹고 클럽하우스 지하 1층에 위치한 헬스장으로 향했다. 모두 오랜만에 과도한 운동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 역시 그랬다. 삭신이 쑤신다는 표현은 이때 쓰는 것 같았다. 부상자 2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웨이트에 참가했다. 이대연 트레이너의 주도하 열렸다. 팔 벌려 뛰기로 예열한 뒤 1명당 1기구 앞에 자리 잡았다. 그 힘들다는 서킷이었다. 호각 소리와 함께 본인 앞에 놓인 기구를 이용해 운동했다. 보통 20~22개 기구가 있고, 한 바퀴를 돌면 서킷 1세트가 끝난다. 우리의 운동 능력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 근력 운동은 무게를 가볍게, 유산소도 그리 길지 않았다. 이날 1세트만 했다. 선수들은 이보다 시간이 훨씬 길고, 기본적으로 3세트를 한다. 무게도 무겁다. 사점을 넘어설 때까지 진행된다.

뭉친 근육과 피로를 풀기 위한 마사지 시간이 찾아왔다. 그런데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흘러나왔다. 잘 안 쓰던 근육이 군데군데 뭉쳐 있을 수밖에 없었다. 2인 1개 조로 허리-허벅지-종아리 순으로 마사지를 했다. 받을 때 고통스럽고 아팠지만, 받고 나니 훨씬 나았다. 벌써 시간은 9시, 샤워 후 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꿀잠에 빠졌다. 내일 근육이 덜 뭉쳐있길 바라며.

# 2일차 오전 훈련(송라인조구장 오전 10시~12시)
- 체력훈련 증진 위한 코어 트레이닝
- 볼 소유 훈련

기상 후 팀원 전체가 가볍게 산책을 하고, 아침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무리했음에도 어제저녁에 받은 마사지 덕에 근육 뭉침이 덜했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진리다. 오전 훈련은 10시부터 진행됐다. 런닝과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예열했다. 그런데 이게 웬열… 갑자기 칼바람이 몰아쳤다. 멈출 수 없었다. 혹한에도 훈련은 계속됐다. 코어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접시콘을 놓고 2인 1개 조 총 10개 코스로 20초 전력, 40초 휴식. 1세트를 했다. 코스별로 잔발, 점프, 스텝를 통해 극복하는 훈련이었다. 고작 1세트 했을 뿐인데, 숨이 차올랐다. 선수들은 이걸 3세트하고 본격적으로 훈련에 임한다고 한다. 이어 4개 조로 패스 훈련, 공격과 수비로 구분해 볼 소유 훈련을 했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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