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2014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본선이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본선 카운트 다운이 계속되면서 홍명보호의 담금질도 서서히 클라이막스에 치닫고 있다. A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지난 14일부터 오는 2일까지 진행되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국내파 위주로 23명의 명단 편성했다. 유럽에서 뛰는 해외파들이 주가 되는 대표팀 현실에서 몇 자리 안 되는 국내파들의 브라질 본선행 티켓 생존 경쟁은 시작되었다. ‘인터풋볼’은 바늘구멍과 같은 홍심을 얻으려는 23명의 마지막 도전을 조명한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의 황태자는 이호(30, 상주)였다. 그는 2005년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신뢰를 받았고 강한 몸싸움과 영리한 플레이로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3경기에 모두 나설 수 있었다.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8년 만에 월드컵 꿈을 이어가게 만들었다. 어느덧 서른 줄에 접어든 이호의 청춘이 되살아나고 있다.

[HISTORY] 경험 부족에 운 2006 독일 월드컵

이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목 받아온 유망주 중 하나였다. 그는 2000년 중동고를 중퇴해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유소년 팀에 입단하며 기량을 쌓았고, 2002년 이탈리아 세리에 A의 키에보 베로나 입단테스트에 합격할 정도였다. 비유럽권 선수 보유 제한 규정으로 인해 유럽 무대 데뷔는 무산되었고, 2003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시즌인 2003년에는 9경기 1골 밖에 안 그쳤지만, 프로 2년차에 29경기에 출전하면서 팀 내 위치는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호 어린 나이에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상대 미드필더들의 공격 맥을 끊는 수비력, 빠른 패스 연결을 잘 살리며 울산의 핵심 중원 자원으로 일찍 거듭났다.

2005년 9월 부임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호의 활약에 주목했고, 그는 그해 10월 12일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날 맹활약을 펼치면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또한 소속팀 울산을 K리그 통합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호는 2006년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김남일(37, 전북)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토고, 프랑스, 스위스를 상대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어린 나이로 인한 경험 부족과 높은 세계의 벽을 절실히 느끼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면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아드보카트 감독을 따라 러시아 명문팀 중에 하나인 제니트 유니폼을 입으면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7/2008시즌 김동진(32, 항저우)과 함께 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선발 출전보다 교체 출전이 많았고, 2009년 성남 일화(현 성남FC) 유니폼을 입으며 2년 반 만에 국내무대로 돌아왔다.

이후 알 아인(UAE)과 오미야 아르디자(일본)을 거쳐 2011년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왔다.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맛본 이후 2013년 상주 상무에 입대해 팀의 클래식 승격에 기여했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쯤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오랫동안 인연을 맺지 못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SURVIVAL MISSION] 경험부족은 이제 옛말이다

홍명보 감독은 중원의 핵심인 기성용(25, 선덜랜드)의 파트너를 고르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국영(24, 가시와 레이솔), 이명주(24, 포항), 박종우(25, 부산), 하대성(29, 베이징 궈안) 등을 시험했지만 아직 홍명보 감독을 만족 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오랜 외국 생활고 K리그에서 활약을 해온 이호에게 거는 기대가 있기에 선발 한 것이다. 다소 공격적인 기성용을 플레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비적으로 희생해주는 선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상대 패스 흐름을 읽고, 강한 몸싸움으로 저지하는 수비력과 빠른 타이밍의 패스가 돋보이는 이호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나이는 어리다. 주전급 중에서 월드컵 경험을 가진 선수는 기성용, 이청용(26, 볼턴), 정성룡(29, 수원) 정도라 경험 부족은 홍명보호의 아킬레스 건이다. 이호가 홍명보 감독 앞에서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다면, 대표팀에 큰 플러스 효과가 될 것이다. 이호의 과제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CHEERS] "팀 발전 위해 베테랑 젊은 선수 모두 필요" From A대표팀 홍명보 감독

대한민국 A대표팀은 3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알라모돔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코스타리카전과 달리 북중미 강호이며, 월드컵 매 대회마다 16강 이상 전력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는 좋은 시험 상대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전을 앞두고 “팀 발전을 위해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다. 적절한 조화를 통해 하나의 팀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홍명보 감독의 의도가 깔려있다. 어느새 팀 내 베테랑이 된 이호 역시 멕시코전에서 출전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선수들에 대한 개인 평가에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대표팀과 멀어졌던 이호를 불러들이고, 최근 상주에서 활약을 봤을 때 분명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호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

::: FACT FILE 이호

생년월일: 1984년 10월 22일

소속팀: 상주 상무

신장: 183cm

몸무게: 78kg

포지션: 미드필더

선수경력: 울산 현대(2003~2006, 2011~2012), 제니트(2006~2008), 성남 일화(2009), 알아인(2010), 오미야 아르디자(2010), 상주 상무(2013~)

대표경력: A매치 24경기, 2006 FIFA 독일 월드컵, 2007 아시안컵

한재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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