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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EPL을 휘감는 왓포드의 매력...그리고 한 남자의 사랑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목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이번 시즌 EPL의 화두는 첼시의 몰락과 레스터 시티의 돌풍이다. 그러나 이들 못지않게 충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이 있었고, 그 팀은 바로 왓포드FC다.

왓포드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에 머물러 있던 팀이다. 1881년에 창단해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 속에 왓포드가 1부리그에 소속된 시기는 채 10년이 되지 않는다. 왓포드는 EPL보단 오히려 챔피언십에 어울렸던 팀이었다. 그러나 왓포드는 2014-15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하며 승격에 성공했고, 8시즌 만에 EPL에 승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사실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왓포드는 강등 1순위로 평가됐다. 승격 팀이 EPL에서 버틸 확률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EPL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총 65개 팀이 승격을 경험했지만, 이 중 29개 팀이 첫 시즌 만에 강등됐다. 수치로는 약 45%가 1년 만에 강등을 경험했다. 실제로 왓포드는 1999년과 2006년 두 차례 EPL 승격을 경험했지만 한 시즌도 버티지 못하고 바로 강등됐다.

왓포드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졌다. 오히려 창단 125년 만에 처음으로 1부 리그에 승격한 AFC본머스의 돌풍에 더욱 집중했다. 두 시즌 만에 승격된 노리치 시티보다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왓포드의 EPL 승격 준비는 그 어느 팀보다 분주했다. 승격의 주역인 트로이 디니, 오디온 이갈로, 아우렐요 고메스 등을 제외한 베스트11 대부분을 교체했다.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에티엔 카푸에, 마누엘 후라도, 미겔 비르토스, 알란 니옴 등이 모두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선수다.

8년 만에 승격한 왓포드는 조용했지만 철저했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왓포드는 현재 승점 29점으로 리그 9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3경기에선 잠시 주춤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박싱데이 전까진 선두권까지 위협하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경기에 패하더라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축구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매력을 EPL 팬들에게 널리 퍼트리고 있다.

# 그 매력의 시작은 이번 시즌이 아니었다?

왓포드는 정말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팀이다. 기자가 왓포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도 2012-13시즌 왓포드가 챔피언십에 있던 시기다. 왓포드는 챔피언십 3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 결승전까지 올랐지만 크리스탈 팰리스에 패해 아쉽게 그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당시 왓포드는 플레이오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위 레스터 시티에 0-1로 패한 왓포드는 2차전에서 2-1로 앞서고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상대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레스터가 페널티킥을 실축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탈락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레스터가 찬 페널티킥을 골키퍼 알무니아가 막아냈고, 곧바로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골을 터트리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결승에 오른다. 후반 52분, 이 극적인 골을 기록한 기록한 선수는 바로 디니였다.

당시 기자는 박지성이 뛰고 있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경기를 취재하러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 있었고, 현지 기자들과 기자실에 배치된 TV를 통해 이 경기를 시청했다. 왓포드의 극적인 골이 터지던 순간, QPR의 기자실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모두 “엄청난 경기다!”, “QPR 말고 저 경기를 취재 갔어야 했다” 등 소리치며 환호했다. 비록 현장에서 보진 못했지만, 특별한 장소, 특별한 사람들과 시청한 경기였기에 기억에서 지워질 수 없었다.

명승부를 연출했음에도 왓포드는 결승전에서 팰리스에 패하며 EPL 승격에 실패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순간이었고, 기자가 왓포드를 취재하러 갈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시즌 왓포드로 취재를 가야할 필요성이 생겼다. 아스날에서 뛰던 박주영이 왓포드로 임대됐기 때문이다.

# 비커리지 로드, 그곳에서 들은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왓포드의 홈경기장 비커리지 로드는 런던 북서부 방향 쪽에 위치한 왓포드란 도시에 위치했다. 당시 런던에 거주했던 기자는 겨우 시간을 내 이 경기장을 찾았다. 챔피언십 경기는 주로 평일 저녁에 열리는 관계로 어렵게 경기장에 찾았지만 박주영은 해당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실망감이 컸던 기억이 있다.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힘겹게 찾아간 비커리지 로드. 경기가 시작하기 전, 기자는 왓포드 직원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눴다. 물론 그가 먼저 기자에게 다가왔다. 그는 “한국에서 왔느냐? 최근 박주영이 온 뒤 한국 취재진들이 몇몇 다녀갔다”며 친절하게 말을 걸어왔다. 기자는 이 기회에 왓포드에 대한 정보를 몇 가지 물어봤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왓포드는 잘 몰라도, 엘튼 존을 알더라”며 간단히 설명해줬다.

기자도 그 때 처음으로 왓포드와 엘튼 존의 관계에 대해 알게 됐고, 그에 대한 자료를 더욱 찾아보게 됐다. 왓포드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엘튼 존은 어린 시절부터 왓포드를 응원해 왔다. 음악가로서 이름을 날리던 엘튼 존은 1976년 왓포드를 직접 인수해 구단주에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했던 엘튼 존은 자신이 임명한 그레이엄 테일러 감독과 함께 왓포드의 황금기를 누리기도 했다. 당시 4부 리그에 속했던 왓포드를 6년 만에 1부 리그, 그것도 리버풀에 이은 2위에 올려놓았다.

1987년 구단주의 위치에서 물러난 엘튼 존은 왓포드의 명예회장(Life president)으로 임명되며 왓포드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10년 뒤인 1997년 구단을 다시 한 번 인수해 2002년까지 팀을 이끌었지만, 구단 운영에 전념하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다시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그 누구보다 왓포드를 사랑했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엘튼 존. 구단은 그런 그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경기장 한 편에 그의 이름을 새겨, ‘엘튼 존 경 스탠드(THE SIR ELTON JOHN STAND)’로 명명한 것이다. 왓포드는 지난 2014년 12월, 위건 애슬래틱과의 경기에 엘튼 존을 초대해 이에 대한 기념행사를 가졌다.

경기장 중앙으로 초대된 엘튼 존은 왓포드 팬들 앞에서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61년 전, 내가 6살 때부터 왓포드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왓포드는 내 로컬 클럽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가 세계 어디에 있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내가 LA에 있다면 7시에 일어나자마자 BBC스포츠를 통해 스코어를 확인하고, 밤 경기가 있다면 잠을 포기할 것이다. 6살 이후 왓포드보다 더 사랑한 것은 없다. 왓포드는 내 피이자 내 영혼이고, 내 인생의 엄청난 부분이다. 왓포드라는 축구 클럽은 내 가슴 속에 영원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I started supporting Watford 61 years ago, when I was six years old. … I lived in Pinner so Watford was my local club, and it’s been my club ever since.

No matter where I am in the world I keep up with Watford. If I’m in Los Angeles I get up at 7am to see the scores come through online on BBC Sports, if it’s a night game I stay up and do the same. … In fact I love Watford even more than I did when I was six years old. It’s in my blood, in my soul, it’s a huge part of my life.

There is a piece of my heart that will forever remain with Watford Football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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