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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EPL의 경쟁력’ 위해 리그컵을 폐지해야 한다고요?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목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EPL 위기론’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EPL 축소 논란에 이어 풋볼 리그컵(이하 리그컵)이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EPL이 또 다시 흔들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9일(한국시간)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위기에 몰렸던 아스날과 첼시는 10일 최종전에서 각각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간신히 16강행을 결정지었다.

EPL 팀들은 이번 시즌 UCL에서도 계속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맨체스터 시티를 제외한 맨유, 아스날, 첼시 등은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전력이 낮은 팀들을 상대로 패했고, EPL 역사상 UCL 최악의 성적을 거둘 거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아스날과 첼시의 극적인 16강행으로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 그러나 앞으로의 성적은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EPL은 지난 시즌에도 16강에 진출했던 3팀이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하는 시련을 겪었다. 그리고 EPL 위기론은 그 때부터 시작됐다.

EPL이 계속해서 흔들리는 가운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언론 ‘미러’는 지난달 28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그렉 다이크 회장이 EPL팀을 20개에서 18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조만간 EPL 회장 리차드 스쿠다모어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PL 축소 논란 이유는 빡빡한 일정 때문이다. EPL은 유럽 5대리그 중에서 겨울 휴식기가 없는 유일한 리그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크리스마스 전주부터 약 한 달동안의 휴식기를 갖기도 한다. 분데스리가의 경우 1부 리그가 18개 팀으로 구성되었기에 리그 일정이 다른 리그에 비해 여유로웠고,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유럽 리그에 비해 체력적 우위를 갖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EPL 축소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상업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EPL은 TV 중계권과 각종 광고 등의 계약 관계로 인해 축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거란 추측이다. 논란이 커지자 FA의 대변인은 “EPL을 축소하는 방안은 계획에 없다”고 사건을 일축했고, EPL 규모 축소론은 그렇게 사그라졌다.

# EPL 축소에서 리그컵 폐지로

EPL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고, 가장 큰 해결책은 일정의 축소였다. 그렇기에 그 다음 화살은 리그컵으로 향했다.

리그컵의 존폐논란은 한 두 해의 일이 아니었다. FA컵이라는 최대 규모의 컵대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리그컵이 필요하냐는 주장은 계속해서 제기된 부분이다. 유럽 5대리그 중에서 FA컵 이외의 컵대회가 존재하는 리그는 프랑스와 더불어 잉글랜드 밖에 없다. 한 대회를 더 치러야 하는 EPL 선수들의 체력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EPL이나 FA컵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리그컵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주중 저녁시간대 펼쳐지는 대회의 특성상 결승전과 준결승전을 제외하곤 만원 관중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웬만한 빅클럽 간의 경기가 아닌 이상 사람들도 크게 관심 갖지 않는 분위기다.

대회의 관심도는 티켓값과 암표가와 비례하곤 한다. 기자는 지난 칼럼에서 EPL 티켓값에 대해 소개했을 때도 EPL보단 컵대회의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고 밝힌 바 있다. 리그컵의 티켓값은 준결승 이상의 경기가 아닌 이상 매우 저렴하다. 실제로 기자가 영국에서 체류하며 취재했던 2013-14 리그컵 8강 아스널과 첼시의 티켓 정가는 20파운드(당시 약 3만 5천원)였다. 당시 암표가도 약 50파운드(당시 약 8만 8천원)에서 형성됐다. 만약 EPL경기였다면 아스널과 첼시의 경기 암표가는 두 배 또는 세 배로 뛰었을 것이다.

# 논란이 된 리그컵은 왜, 어떻게 탄생했을까?

풋볼리그(챔피언십, 리그1, 리그2 등을 주관하는 기관, EPL 탄생 이전의 잉글랜드 최고의 리그)의 주도로 1960-61시즌에 처음으로 시작된 리그컵은 올해로 56회째를 맡고 있다. 그렇다면 55년 전에 리그컵은 어떤 이유로 탄생했을까?

리그컵이란 대회를 처음으로 고안한 사람은 국제축구연맹(FIFA) 6대 회장을 지낸 스탠리 루스 경이다. 그는 FA컵에서 탈락한 팀들을 위로하는 차원의 새로운 대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러나 루스 경의 제안은 실행되지 못했고, 이후 풋볼리그의 서기관을 지냈던 알란 하다커가 직접 실행에 옮겼다.

하다커가 리그컵이란 새로운 대회를 만든 이유는 간단했다. 명분은 중소 클럽들의 수익 증진이었다.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는 중소 클럽, 특히 하부리그 클럽들이 자신들의 재정 손실을 메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새로운 대회를 만들었고, 경기 수 증가로 인한 수익 증진을 꾀했다.

FA와 풋볼리그의 갈등도 리그컵의 탄생에 한몫했다. 1950년대 잉글랜드 축구는 큰 위기에 봉착했었다. 한 해가 지날수록 관중 수는 급격히 감소했고, 관중 수 감소에 따른 수익 하락으로 FA와 풋볼리그는 리그 수익 분배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하다커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리그컵 창설을 주장했고, 축구를 다시 부흥시키려 했다. 그는 “축구의 잃어버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시간이 왔다. 풋볼리그가 그것을 이끌 것이다”며 리그컵의 시작을 알렸다.

한편, 축구장의 조명 설치도 리그컵 탄생에 영향을 끼쳤다. 1950년대 후반에 잉글랜드의 클럽들은 자신들의 축구장에 조명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조명 설치는 곧 저녁경기를 의미했다. 이전까지는 날이 밝은 날에 만 경기가 진행 됐었기에 주로 주말 낮 시간대 경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조명 설치로 인해 평일 저녁 경기가 가능해졌고, 리그컵은 주중 조명을 사용한 경기로 처음 시작됐다.

# EPL 구단들도 힘을 빼고 임하는 리그컵

그렇게 탄생한 리그컵은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56회 째를 맞았다. 그간 큰 변화가 있다면, 리그컵의 이름이 스폰서 명칭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1981-82 시즌 처음 스폰서 명칭을 사용해 ‘밀크 컵’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리그컵은 이후 ‘리틀우즈 챌린지 컵(1986~90)’, ‘럼벨로우즈 컵(1990~92)’, ‘코카콜라 컵(1992~98)’, ‘워딩톤 컵(1998~2003)’, ‘칼링 컵(2003~12)’ 등을 거쳐 지금의 ‘캐피털 원 컵(2012~16)’과 같이 스폰서의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유럽대항전의 개편으로도 변화가 생겼고, 리그컵 우승팀에게 UEFA 유로파리그(UEL) 출전권이 부여됐다. 그러나 유로파리그 출전권은 빅 클럽들엔 큰 메리트가 되지 못했고, 특히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는 팀들은 이 대회를 1.5군 또는 2군들을 투입하는 시험의 자리로 삼았다.

이번 시즌 리그컵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준결승에 진출해 있는 팀은 맨시티와 에버턴, 리버풀과 스토크 시티다. 물론 모두가 자격을 갖춘 팀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UCL에 진출해 있는 팀은 맨시티 단 한 팀뿐이란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3라운드(32강전)에서 탈락했고, 맨유와 첼시, 아스날은 4라운드(16강전)에서 미들즈브러, 스토크, 셰필드 웬즈데이에 패하며 일찍이 탈락했다. 강호들의 이른 탈락으로 리그컵에 대한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 게 사실이다.

최근 리그컵 결승 진출 팀들만 봐도 하락한 대회 명성을 확인 할 수 있다. 첼시와 토트넘이 결승에 진출한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 최근에는 맨시티와 선덜랜드(2013-14), 스완지 시티와 브래드퍼드 시티(2012-13), 리버풀과 카디프 시티(2011-12), 버밍엄 시티와 아스날(2010-11) 등 긴장감을 하락시키는 맞대결이 결승전에서 펼쳐졌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리그컵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처음 대회를 고안했던 루스 경이 주장한 것처럼 리그컵은 중소 클럽들엔 우승컵의 기회와 함께 유럽대항전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스완지와 버밍엄이 유로파리그의 기회를 부여 받은 것도 리그컵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던 부분임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EPL 경쟁력과 리그컵의 존폐 논란. 만약 이번 시즌에도 UCL 16강에 진출한 EPL 팀들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이고, 리그컵의 운명은 도마 위에 올려질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캐피털 원 컵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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