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바와 모따는 팀을 떠났고 고무열은 부상 악몽에 빠졌다. 식어버린 듯한 포항 스틸러스의 화력에 팬들은 벌써부터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이들의 공백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다. 이들의 존재감을 대신할 믿을만한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포항에 새롭게 둥지를 튼 박성호(30)다.

포항은 지난해 11월 이슬기와 김동희에 현금 5억원을 얹은 파격적인 조건을 통해 대전으로부터 박성호를 영입했다. 지난해 6골 3도움에 그쳤지만 팀내에서 유일하게 타겟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줬던 슈바의 전술적 공백을 메우고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입장에서 원할한 선수단 운용을 위한 황선홍 감독의 승부수였다.

실제 황선홍 감독은 2년전부터 박성호의 영입을 추진해왔다. 비록 이름값은 화려하지 않지만 190cm, 85kg의 탄탄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포스트 플레이를 통한 문전에서의 강한 파괴력을 선보이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최전방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은 "한 번쯤 지도하고 싶은 선수였다"라고 박성호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에 박성호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황선홍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반드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성호는 "황선홍 감독님의 지도를 꼭 받고 싶었다. 감독님이 내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안다. 꼭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박성호가 올 시즌 최소 30경기에 출전해 10골 정도는 터트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호 역시 내심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리 득점을 노리고 있다. 그는 프로통산 170경기에 출전해 37골 13도움을 기록했지만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던 시즌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박성호는 포항에 황진성, 아사모아, 지쿠 등 특급 도우미들이 즐비한 만큼 벌써부터 올 시즌 개막을 벼르고 있다. 예열 과정도 순조롭다. 박성호는 지난달 25일부터 진행된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4차례 연습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며 황선홍 감독의 얼굴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박성호는 "그동안 J리그를 포함해 네 번이나 이적했다. 포항은 내가 거친 팀들 중에서 명문 팀답게 팀이 잘 정비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팀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뛰게 된 만큼 최선을 다해 많은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신인의 각오로 열심히 뛰겠다"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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