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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의 S-노트] 졸지에 악당 된 부산, 내려가야 속시원 합니까?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축구에서 분위기는 무시 못 한다. 한 번 흐름을 타면 무서운 팀이 있다. 현재 180분 중 90분이 끝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5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랬다. 돌풍의 팀 수원FC(챌린지)가 2일 안방에서 부산 아이파크(클래식)를 1-0으로 꺾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전에도 부산 팬들을 제외하고는 수원이 정의구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부산을 향해서는 각성하고 정신 차려야 한다며 내려갔다 오라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수원이 1차전을 가져가면서 이런 분위기가 한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올 시즌 부산의 행보를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리그 38경기에서 단 5승, 7월 26일 대전 시티즌에 2-1로 승리한 후 15경기 무승에 그쳤다. 기업구단 최초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자체만으로 자존심은 상했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를 지켜보고 항상 성원했던 팬들도 속에 천불이 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예견된 일이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불미스러운 일로 삐걱거렸고, 윤성효 감독 체제 아래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결국, 7월 13일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데니스 코치가 대행 체제로 반전하나 싶더니 큰 효과를 못 봤다. 3달 뒤인 10월 7일 최영준 감독을 앉혔다. 타이밍이 아쉬웠다. 이미 선수들의 전투력은 바닥이었고,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없다는 게 최 감독의 이야기였다. 그래도 분위기를 잘 추슬러 조금씩 달라졌다. 하지만 믿었던 이정협의 부상,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홍동현의 퇴장 등 계속 악재가 겹치고 있다. 1차전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은 간판만 클래식이었을 뿐 수원에 비해 의지가 부족했다. 이범영, 최광희, 이경렬, 전성찬을 제외하고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심지어 고참들도 처음 겪는 일이니 이끌어주기보다 같이 끌려갔다. 경기력적인 면에서 비판을 받아야 하는 건 틀림없다.

문제는 사실과 다른 내용과 반응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다. 회장님이 팀에 신경을 쓰지 않아 저모양이라는 이야기다. 투자를 안 하니 이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심지어 구단 프런트의 무능함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안 그래도 성적 때문에 힘들고, 창단 이후 최악에 직면한 구단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축구팬이라면 부산이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의 구단이라는 걸 잘 알 거다. 2000년 대우 로얄즈를 인수해 지금까지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다. 2004년 FA컵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래도 중상위권 이상을 유지하며 상위 팀들을 위협했다. 과거 대우 로얄즈 명성에 비해 분명 추락했고 인기도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터무니 없는 소리다. 故 이안 포터필드, 앤디 에글리 등 외국인 감독도 데려오고, 프리미어리그 출신인 크리스 마스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황선홍은 감독으로, 안정환도 다시 데려왔다. 어느 정도 흥행도 했다. 꾸준히 대표팀도 배출해왔다. 다만 성적이 안 따라줬다. 2011년부터 부피를 조금씩 줄였다. 뭔가 셀링 클럽으로 변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래도 매 시즌 꾸준히 투자를 해왔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번에도 1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중요한 건 이 중 90%가 선수 몸값이다. 연봉, 수당, 기타 부대 비용까지 선수들에게 들어간다. 한국 축구판의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 구단이 이런 구조다. 정작 팬을 위해 쓸 돈도 없다. 마케팅은 꿈도 못 꾼다. 이렇다 보니 프런트는 발로 뛰며 외부 스폰서를 유치하고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인력이 부족하니 1인 2역은 기본이다. 선수들은 경기만 뛰면 되지만, 프런트는 그게 아니다. 경기 전에는 한 치 흐트러짐 없이 킥오프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 경기 결과는 사무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올 시즌에 고작 5번 웃었다.

기업구단도 이렇게 힘든데 시도민구단은 1년 농사짓기조차 벅차다. 챌린지 상위 4팀인 상주 상무, 대구FC, 수원, 서울 이랜드 중 승격에 가장 준비가 안 된 팀은 수원이다. 무서운 기세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오니 내부에서조차 ‘어, 뭐지?’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수원이 떨어지고 부산이 잔류해야 된다는 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갈라 이기면 올라오면 된다. K리그 최초 지역 더비에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수원더비’를 볼 수 있다. 흥행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올라왔을 때 클래식팀다운, 제 역할을 할지 의문이다. 부산 역시 시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구덕으로 귀환, 다양한 방식으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현시점에 근거 없이 비난만 하는 건 능사가 아니다. 졸지에 악당이 된 부산이다. 살아남아도 환영받지 못할 분위기가 형성됐다. 내려간다? 말이 쉽지 결코 쉽게 돌아오기 힘들다. 재정은 반 토막 나고, 선수 유출은 불 보듯 뻔하다. 모든 게 무너진다. 안과 밖은 다르다. 당사자들은 누구보다 힘들 거다. 누가 내려가고 싶겠나. 그들의 노력이 너무 쉽게 평가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직 90분이 남았다. 이 한 판에 팀의 운명이 달렸다. 힘을 실어주는 건 어떨까. 비판이든 뭐든 끝나고 하면 된다.

사진=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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