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송진형은 제주만의 방울뱀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꼭 있어야 하는 선수다.” 제주유나이티드의 '美드필더' 송진형(25)은 박경훈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송진형은 5일 성남과의 K리그 11라운드에서 후반 32분 감각적인 선제골을 터뜨렸다. 비록 제주는 3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임종은에게 헤딩골을 내주며 1-1로 비겼지만 송진형의 무르익은 활약 덕분에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다.

4-2-3-1 전형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송진형은 권순형과 함께 성남의 윤빛가람, 김성환, 김성준에 맞서 팽팽한 중원 싸움을 벌였다. 송진형은 그라운드 중앙에서 종횡무진 움직이며 동료들과 볼을 주고 받았다.

넓은 시야를 활용한 정확한 패스로 좌우의 허재원과 박진옥의 오버래핑을 유도했고 거의 모든 패스를 중앙에서 이어주면서 볼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예상할 수 없는 감각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전방의 자일, 산토스, 배일환과 발맞춰 상대의 허를 찌르는 침투 플레이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말미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스텝이 엇갈리자 왼발로 가볍게 톡 찍어 반대편의 배일환에게 연결해준 장면은 그 백미였다.

후반 초반 홍철의 퇴장 이후 10명이 뛰는 성남을 상대로 조바심이 생길 후반 중반 송진형이 해결사로 나섰다. 아크 정면에서 자일의 헤딩패스를 받은 송진형의 반 템포 빠른 왼발 논스톱 슈팅이 골문 오른쪽 구석을 꿰뚫었다. 경남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자 감각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골장면이었다.

경기 후 박경훈 감독은 “송진형은 제주의 키 플레이어다. 최근 2경기 연속골로 탄력을 받고 있는데 계속 이런 활약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제주는 아쉽게 승리를 놓치며 선두 등극에 실패했지만 송진형은 본연의 공수고리 역할뿐 아니라 골까지 터뜨리며 제 몫을 해냈다. 5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송진형은 박경훈 감독의 신뢰 속에 어느새 방울뱀 축구의 맹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채태근 에디터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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