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위기는 곧 기회라 했다. ‘중원의 지배자’ 기성용(24)이 선덜랜드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 거스 포옛 감독을 매료시켰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거스 포옛 감독은 영국 ‘노던 에코’와의 인터뷰에서 기성용에 대해 찬사를 쏟아냈다. 그는 “기성용은 내가 원하는 선수가. 미드필더로서 원터치 패스와 볼키핑, 드리블도 뛰어나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포옛 감독이 선덜랜드에 기성용의 완전 이적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기성용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완지 시티에서 선덜랜드로 임대됐다. 파울로 디 카니오 전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주전으로 입지를 다지는 듯 했으나 포옛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 출전 시간이 줄어 들었다. 포옛 감독은 주로 리 캐터몰을 중용했고, 기성용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았다.

하지만 리 캐터몰이 지난 3일 헐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해 기성용은 기회를 잡게 됐다. 7일 사우샘프턴과의 캐피털 원 컵 16강전(2-1승)에서 풀타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10일 EPL에서도 ‘대어’ 맨시티(1-0승)를 낚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뉴캐슬전에서도 후반 교체로 나섰던 기성용은 선덜랜드 승리 때마다 그라운드에 있었다.

이 기세는 대표팀까지 이어졌다. 15일 ‘강호’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중원의 ‘Key’역할을 하며 한국에 2-1 승리를 안겼다.

기성용은 1년 임대로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임대가 끝나면 원소속팀인 스완지와 계약기간이 1년 남는다. 스완지는 기성용의 지난 시즌 팀 공헌도를 생각해 1년 정도 지켜보고 팀에 복귀시키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완전 이적 시키지 않았고, 복귀 조항까지 넣었다. 여기에 임대가 끝나면 선덜랜드와 우선 협상권도 없다.

만약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기성용을 원하지 않는다면 선덜랜드로 완전 이적이 가능하다. 또 스완지 입장에서는 기성용을 보내면 약 102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 자금을 통해 부족한 포지션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스완지는 리그 13위에 머물러 있고, 중원이 헐거워졌다. 기성용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놓였다. 기성용은 주가를 높이면서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된다.

과연 기성용이 선덜랜드로 완전 이적할지 아니면 스완지로 복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현민 기자

사진=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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