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한국축구 유일한 원톱 자원인 박주영(28, 아스널)이 아스널에서 1년 7개월 만에 복귀전을 신고했다.

박주영은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3/2014 캐피털 원 컵 16강전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됐다. 후반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15분을 소화한 박주영.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라이벌 첼시와 중요한 일전에서 출전한 자체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주영은 경기를 앞둔 연습에서 흰 조끼를 입고 주전들의 대항군 역할을 했다. 주전은 커녕 교체 출전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5일 웨스트브로미치와의 캐피털 원 컵 32강전에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출전은 그저 희망고문이었다.

그런데 오늘 아르센 벵거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박주영 카드를 꺼냈다. 그것도 골이 필요한 시점에 마지막 교체로. 분명 박주영 개인에게 의미 있는 출전이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그라운드에 섰다는 자체로 벵거의 심경에도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둔 홍명보호에도 호재다. 그동안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을 소화하며 원톱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K리그와 해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모든 선수들을 중용 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그나마 박주영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아스널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니 홍명보 감독은 선뜻 손을 내밀지 못했다. 박주영이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자신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팀에서 입지를 다지고,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주영은 지난 2012년 3월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후반 말미 교체 투입된 이후 1년 7개월 만에 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이현민 기자

사진=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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