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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의 S-노트] 포항 떠나는 황선홍, 우리는 스타 감독을 잃게 됐다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24일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14경기 무패를 질주하며 수원 삼성을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아주 작지만 우승 가능성은 조금 남아있다.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은 7점 차다. 배려 차원에서 황선홍 감독은 제주전이 끝난 후 선수들에게 4일간의 꿀맛 휴식을 부여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6일 한 매체를 통해 황선홍 감독이 포항과 결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 시즌이 끝난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개인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가 나간 직후 황선홍 감독의 휴대전화는 불이 났다. 26일 신호는 갔다. 다음날에 전원이 꺼져있었다. 그만큼 심경이 복잡하다는 증거였다. 축구인들을 포함한 언론, 팬들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휴식을 보냈고, 28일 밤 송라클럽하우스로 복귀했다. 29일 오전 7시 22분경 담당 기자들에게 한 통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갑자기 한순간에 전화가 너무 많이 와 모두 답변을 드릴 수 없어 부득이하게 휴대전화를 꺼놨습니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통해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오후 2시경 포항 구단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했다. 사흘 동안 있었던 황선홍 감독의 결별설은 사실로 결론 났다.

아쉽지만 서로의 앞날을 위한, 배려가 담긴 아름다운 이별이다. 황선홍 감독이 감독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곳은 포항이다. 유스 출신을 어떤 팀보다 잘 활용, 베테랑들과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FA컵과 K리그 클래식에서 극적으로 정상에 오르며 더블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리그에서 4위에 머무르며 무관에 그쳤지만, 올해는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목전에 뒀다. 포항 구단 입장에서도 황선홍 감독을 놓아주기 싫었다. 변변치 않은 살림에도 불만 없이 늘 연구하며 새 선수, 전술로 도전하는 모습을 잘 안다. 선수와 감독으로 역사에 남을 만한 획을 그은 유일한 레전드이기 때문이다. 5년 동안 팀을 워낙 잘 만들어놨다. 누군가 새로 오면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붙잡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통 큰 결정을 내렸다.

가장 큰 피해자는 황선홍 감독도 포항도 아니다. K리그 전체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의 흥행 카드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부산 시절부터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스타 출신 감독에 그쳤다면, 포항으로 건너와서는 스타 출신 감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깔끔한 옷차림, 말투, 풍기는 포스 자체가 남다르다. 이로 인해 감독에게 가려 선수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리고 솔직히 재미는 없다. 선수들에게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엄격했다. 늘 프로다움을 강조했고, 나가면 쉽게 무너지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당근보다 채찍을 많이 가했다. 후배이자 제자들이 다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던 거다.

지난 5년간 ‘황선홍=포항’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그의 축구는 늘 공격적이고, 단 1초 1분도 허비하지 않는 포항만의 팀 스타일을 확실히 구축했다. 그런데 떠나고 나면 1강인 전북 현대는 누가 잡아주고, 독수리 최용수 감독과 라이벌 구도는 어떻게 하나. 황선홍 감독이 포함된 흥미로운 스토리는 많았다. 김신욱, 황의조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들이 롤모델로 꼽을 만큼 후배들이 우러러보고 있다. 그의 한 마디는 공격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더 나아갈 수 있는 지표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떠나는 게 안타깝다. 황새만큼 비상할 지도자가 K리그에 또 나올지 벌써 걱정이 앞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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