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목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EPL 티켓 가격이 비싸도 너무도 비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스널 원정길을 떠나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서포터들이 들고 일어났다.

아스널과 뮌헨은 오는 21일 오전 3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5-16 UEFA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 경기를 앞두고 뮌헨의 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너무나 비싼 아스널의 티켓값 때문이다.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은 15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원정에 참여하는 뮌헨의 서포터 ‘FC바이에른 월드와이드’는 경기 시작 후 5분 동안 응원을 보이콧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비싼 티켓 가격 때문이다. 뮌헨의 서포터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우리는 아스널전에 경기 시작 후 5분 동안 입장하지 않을 것이다. 아스널의 티켓 값이 ‘불가능한 가격’이다. 우리의 행동은 이에 따른 조치다. 가장 저렴한 티켓 가격이 64파운드(약 11만원), 우편 비용 및 수수료 포함해 74파운드(약 13만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 너무나 비싼 EPL 티켓 가격...최고가는 아스널

뮌헨 팬들의 주장처럼 EPL 티켓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에 속한다.

영국 BBC는 15일 2015 'Price of Football'을 발표했다. BBC는 몇 해 전부터 영국 내 축구 구단들의 세일즈 활동을 위해 매년 ‘Price of Football'이란 타이틀의 연구 자료를 발표해 왔다. 이 자료에는 각 구단별 티켓, 시즌 티켓, 소식지, 유니폼, 차, 파이 등의 가격이 정확히 소개돼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5-16 EPL에서 티켓 가격이 가장 비싼 구단은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의 가장 비싼 단일 경기 티켓 가격은 97파운드(약 17만원)이었다. 가장 싼 티켓 가격도 27파운드(약 4만 8천원)로 K리그의 평균 티켓 가격보다 약 4배가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즌 티켓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스널의 가장 비싼 시즌 티켓의 가격은 무려 2,013 파운드, 한화로 계산하면 약 353만원에 달하는 수치다. 가장 싼 시즌 티켓의 가격도 1,014 파운드(약 178만원)였다.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영국의 최저 시급이 6.7파운드(약 1만 2천원)임을 감안했을 때, 영국인들이 최저 152시간에서 최고 301시간을 일해야 시즌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영국 현지에 있는 축구팬들에게 부담되는 가격임이 분명하다.

# 왜 뮌헨의 원정 팬들은 그토록 뿔이 났을까?

아스널 원정에서 5분간 보이콧을 선언한 뮌헨의 서포터. 그들이 티켓 가격에 그토록 뿔이난 이유는 EPL과 분데스리가의 차이에 있었다.

BBC에 따르면 뮌헨의 이번 시즌 단일 경기 티켓 최저가는 11.19파운드(약 2만원), 가장 비싼 티켓의 가격은 52.24파운드(약 9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시즌 티켓의 가격 또한 EPL에 비해선 상당히 저렴했다. 가장 싼 시즌 티켓의 가격은 104.48파운드(약 18만원), 가장 비싼 시즌 티켓은 559.71파운드(약 98만원)이었다.

즉 아스널 원정에서 뮌헨 팬들이 지불해야하는 티켓 가격 74파운드(약 13만원)와 뮌헨의 가장 싼 시즌 티켓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뮌헨의 티켓 가격이 분데스리가 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뮌헨의 티켓 가격은 분데스리가 평균보다 최저 16%에서 최고 39% 가량 높다.

# 유럽 주요 클럽 중 가장 싼 시즌티켓은 바르셀로나?

그렇다면 유럽 주요 클럽 중 가장 싼 시즌티켓을 자랑하는 클럽은 어디일까.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BBC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가장 싼 시즌 티켓 가격이 73.88파운드(약 13만원)으로 유럽 주요 클럽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포르투갈리그의 벤피카와 같은 수치이고, 노르웨이 리그의 몰데(88파운드), 스웨덴 리그의 말뫼(131.6파운드)보다도 낮은 가격이었다.

실제로도 바르셀로나의 티켓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 물론 가장 싼 티켓 가격에 한해서 말이다. 바르셀로나의 당일 경기 티켓 가격은 17.16파운드(약 3만원)부터 시작해 275.38파운드(약 48만원)으로 다양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뮌헨 서포터 공식 페이스북, 영국 'BB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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