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포르투갈이 조 1위로 유로 무대 본선에 직행했다. 12일 새벽(한국시간) 세르비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I조 8차전에서 후반 33분 무티뉴의 환상적인 중거리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7승 1패 승점 21점으로 손쉽게 유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날 포르투갈은 에이스인 호날두가 엔트리에서 빠졌다. 휴식 차원이었다. 이미 본선에 진출했기에 두세 명을 제외하고 신예들로 엔트리를 꾸렸다. 그럼에도 전반 5분 만에 나니가 선제골을 터트려 앞서갔다. 이후 수세에 몰렸고, 후반 20분 토시치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이때 교체로 들어온 무티뉴가 결승골을 터트려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급할 이유가 없었다. 예상대로 상대가 라인을 올렸고, 심리적으로 다급했다. 포르투갈은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사실, 호날두가 없어 전체적으로 무게가 떨어졌다. 그렇지만 상대 박스 근처에서 몇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특히 상대 뒷공간을 노린 빠른 역습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어린 선수들이 주축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공격진에서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한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이제 포르투갈의 눈은 유로 본선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으로 향한다.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면 호날두를 중심으로 다시 공격진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제는 호날두의 포지션이다.

호날두는 유로 2016 조별리그 8경기 중 1, 8차전을 제외하고 6경기에 출전했다. 2차전에 나니와 투톱을 형성했다. 3, 4차전 왼쪽 공격수, 5차전에서는 오른쪽 공격수로 나섰다. 최근 치른 6, 7차전은 원톱으로 배치됐다.

호날두는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대부분 측면, 특히 왼쪽에 투입된다. 최전방으로 나섰을 때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좋고, 슈팅 각을 잡기 편하다. 온몸이 무기일 만큼 골 냄새를 맡는 능력이 탁월하고, 박스 근처에서 기회가 왔을 때 마무리하는 능력은 최고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호날두는 원톱보다 측면으로 나섰을 때 골 맛을 봤다. 유로 예선에서 총 5골을 넣었다. 이 중 2차전 덴마크전을 1골을 제외하고, 나머지 4골은 아르메니아와의 3, 5차전에서 나왔다. 측면에서 위력적이었다.

오히려 원톱일 때 재미를 못 봤다. 6차전 알바니아, 7차전에서 덴마크를 상대로 최전방으로 나섰지만, 효과적이지 못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현재 포르투갈은 파괴력 있는 공격수가 없다. 높이보다 아기자기한 패스와 빠른 역습 플레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나마 호날두는 힘을 앞세운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1선에 나섰을 때 상대 수비가 부담을 가진다. 이 전략을 두 경기 연속 썼던 이유다. 앞으로 호날두를 어디에 둘지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이 고민해야 한다.

긍정적인 면은 세르비아전에서 나니가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고, 최전방에 배치됐던 다니가 빠른 발과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매서움을 더했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무티뉴, 콰레스마의 경험까지. 호날두와 조합을 잘 꾸린다면 유로 본선과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더 강한 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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