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밀란 형제의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인터 밀란과 AC밀란은 명가재건을 외쳤지만 아직까진 한 쪽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리에A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밀란 형제.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밀란 형제의 위상이 바닥을 쳤고, 지난 시즌은 최악을 경험했다. 인터 밀란과 AC밀란의 리그 순위는 각각 8위와 10위. 두 팀은 1955년 이후 60년 만에 유럽대항전에 동반 탈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형제가 동시에 명가재건을 외쳤다. 인터 밀란이 먼저 움직였다. 인터 밀란은 지난해 11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사령탑으로 세우며 하나 둘씩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이어 시즌을 앞두고 조프리 콘도그비아, 펠리페 멜루, 주앙 미란다, 헤이손 무리요, 스테반 요베티치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베스트11의 대부분이 바뀌었다.

AC밀란도 마찬가지였다. 태국 자본에 지분 48%를 매각한 후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삼프도리아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은 시니사 미하이로비치 감독을 세웠고, 루이스 아드리아누, 카를로스 바카, 마리오 발로텔리 등을 차례로 영입하며 공격진을 완전히 개편했다.

그러나 새 시즌의 뚜껑이 열리고 7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양 팀은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터 밀란의 개혁이 성공적이었다면, AC밀란은 아직까지 실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터 밀란은 확실히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7경기에서 5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승점 16점으로 리그 2위를 달리는 중이다. 특히 리그 초반 5경기에서 5연승을 거두며 독주를 달리기도 했다. 물론 골이 많이 터지지 않는 답답한 공격력은 보완점으로 남아있지만 꾸역꾸역 승점을 챙기며 지지 않는 팀이 됐다.

인터 밀란의 레전드이자 현재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하비에르 사네티도 팀의 현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주말 삼프도리아와 1-1로 무승부를 거둔 뒤 이탈리아 라디오 ‘라이’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성장하고 있다. 인터 밀란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고, 만치니 감독은 현재 매우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AC밀란의 상황은 좋지 않다. 주말에 있었던 나폴리와의 경기는 최악이었다. AC밀란은 나폴리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4로 무너지며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특히 홈에서 무득점 4실점으로 패배한 경기는 지난 2009-10시즌 이후 6년 만의 일이었다. AC밀란은 개막 후 7경기에서 3승 4패, 승점 9점으로 리그 11위에 놓여있다.

팬들의 신뢰도 잃었다. 나폴리전이 끝난 후 홈 관중들은 퇴장하는 선수들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다. 벌써부터 감독 경질설이 돌고 있다. 이에 미하일로비치 감독은 “절대로 밀란에서 물러나지 않겠다. 더욱더 정진해 가능한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명가재건을 외쳤지만,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밀란 형제. 앞으로 많은 라운드가 남은 상황에서 인터 밀란과 AC밀란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 두 형제가 만들어낼 이야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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