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전술가라 불리며 리버풀의 구세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브렌단 로저스 감독의 도전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유는 무엇일까?

리버풀은 5일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를 1-1로 마친 후 공식 성명을 통해 “로저스 감독과 계약을 해지한다. 후임자 선임은 진행 중이며, 결단력 있고 시시적절하게 이뤄질 것이다”며 로저스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지난 2012년 6월, 스완지 시티를 떠나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로저스 감독의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스완지에서의 패스 축구를 리버풀에 이식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 2013-14시즌에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다니엘 스터리지가 폭발하면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로저스 감독의 혁명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의 2014-15시즌은 최악에 가까웠다.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로 떠나면서 대체자로 리키 램버트, 마리오 발로텔리 등을 영입했지만 이는 최악의 한수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리그 6위를 기록하며 유럽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여기에 이번 시즌에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리버풀을 떠나게 됐다.

분명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술가’ 로저스 감독은 왜 리버풀을 떠나게 됐을까?

# 5천억 사용한 로저스, 이적 시장은 참패였다

무려 5천억에 가까운 돈을 사용했다. 로저스 감독이 공식적으로 얼마의 이적료를 사용했다고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2012년 6월 부임이후 3년 4개월간 사용한 금액은 약 5천억 원이다.

로저스 감독은 지난 2012년 지휘봉을 잡은 후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혁했다. 이 기간 동안 로저스 감독은 리버풀을 리빌딩하겠다고 선언하며 조 앨런, 미뇰렛, 스터리지, 쿠티뉴, 사코, 발로텔리, 로브렌, 램버트, 모레노, 랄라나, 찬, 마르코비치 등을 영입하며 무려 3500억 원의 이적료를 사용했다. 여기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스털링을 맨시티로 보내면서 받은 자금 등으로 벤테케, 피르미누, 클라인, 고메스 등을 데려오면서 약 1480억 원을 사용했다.

대략적으로 5천억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영입이 없었다. 물론 쿠티뉴라는 보물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막대한 금액을 주고 영입한 발로텔리, 로브렌 등을 결과적으로 실패한 영입이었고, 대대적으로 영입한 선수들 대부분 리버풀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적 시장의 참패는 로저스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고, 리버풀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사용했지만 리빌딩에 성공하지 못했다.

# 로저스의 패스 축구는 리버풀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분명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스완지에서 완성도 높은 패스 축구를 구사하며 전술가라 불렸던 로저스 감독은 리버풀에 와서도 패스 축구의 색깔을 버리지 않았다. 비록 첫 시즌에 리그 7위에 머물렀지만 새로운 개혁을 시도하던 로저스 감독은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2013-14시즌 간결한 패스 축구와 날카로운 공격을 바탕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팬들의 엄청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로저스 감독의 패스 축구는 리버풀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오히려 2013-14시즌 절호의 찬스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독이 됐고, 이때부터 로저스 감독의 축구는 색깔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수아레스가 떠나고 스티븐 제라드가 예전만 못한 지배력을 보이자 로저스 감독은 다양한 전술적인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

이번 시즌에도 새로운 시도였다. 로저스 감독은 지난 시즌의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 시즌에는 수비를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날카로운 역습을 펼치기 위해 3백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결국에는 실패했고, 오히려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로저스 감독이 추구하던 패스 축구는 리버풀에서 자리 잡지 못했고, 전술가라 불릴 만큼 너무 많은 전술적인 변화가 독이 됐다.

# 단 한 개의 우승컵도 없었던 로저스, 무명의 신화 막을 내리다

이적 시장에서의 실패와 무리한 전술적인 변화.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우승 트로피였다. 물론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리버풀이지만 리버풀은 잉글랜드 최고의 클럽이자 전통의 명문이다. 그만큼 우승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 클럽이고, 결과적으로 로저스 감독은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도 따내지 못했다.

리버풀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우승 트로피 없이 퇴장한 지도자는 로저스 감독과 로이 호지슨 감독뿐이다. 그만큼 로저스 감독의 성적표는 아쉬움이 남고,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로저스 감독이 경질된 결정적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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