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태극마크를 단다는 것 자체는 선수 개인에게 큰 영광이다. 그러나 해외파들에겐 ‘장거리 비행’이 때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박지성이 기성용에게 뼈있는 조언을 했다.
영국 웨일스를 기반으로 한 언론 ‘웨일스 온라인’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A매치 기간으로 기성용의 비행거리가 13,000마일(약 2만km)이다’는 기사를 통해 기성용의 강행군을 집중 조명했다.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성용은 지난달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치고 바로 비행기에 올라 3일 라오스전을 치르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3일 라오스전을 치르고, 바로 레바논으로 이동해 경기에 임한 뒤, 영국으로 돌아갔다.

이 매체는 “기성용이 일주일 사이에 무려 13,000마일을 움직여야한다. A매치 일정이 잡힌 10월과 11월에도 마찬가지다”며 기성용의 체력을 우려했다.

이에 박지성이 기성용의 장거리 비행에 대해 언급했다. 박지성은 11일 오전 9시 서울시 강남구 대치유수지 체육공원 내 축구장에서 진행된 ‘오뚜기-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5 드림사커스쿨 TOGETHER'에 참석했고, 기성용의 장거리 비행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결론은 선수와 대표팀이 얼마나 소통하고 있고, 선수가 얼마나 힘들어 하느냐에 차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수가 그 일정들을 결딜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가 조금이라도 힘들어 한다면 대표팀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기성용과 대표팀에 의미있는 조언을 했다.

박지성은 기성용의 고충을 누구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 EPL에서 활약할 때도 기성용 등과 같이 똑같은 강행군을 겪었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대표팀 은퇴를 일찍 결심한 이유도 이 중 하나였다. 그는 지난 2003년 무릎 연골판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무릎에 물이 차오르는 등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박지성은 만 30세의 나이였던 지난 2011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고, 3년 뒤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기성용이 우려되는 부분도 박지성의 조기 은퇴 이유와 같다. 기성용도 지난 시즌 막바지에 무릎에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번 시즌 첼시와의 개막전에서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을 피할 수 없었다. 잦은 부상과 피로 누적은 선수 생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번 대표팀 차출 때도 잠시 혹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굳이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기 위해 유럽파를 차출해야하는지가 주된 이유였다. 유럽파들의 활약으로 라오스-레바논전으로 이어지는 두 경기에서 모두 완승을 거두긴 했지만, 향후 잦은 차출에 대해선 더 깊이 고민해볼 필요성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웨일스온라인 공식 홈페이지, 인터풋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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