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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손흥민+토트넘=세계화’, 아름다운 동행의 시작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손흥민(23)의 워크 퍼밋(취업허가) 발급이 완료되면서 토트넘 홋스퍼 이적이 모두 완료됐고, 이제 출격만을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토트넘의 동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흥민의 이적이 모두 완료됐다. 토트넘은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기자의 메일을 통해 “우리가 손흥민의 워크 퍼밋이 통과해 레버쿠젠으로부터 그의 이적이 완료됐다는 국제적 허가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 지난 8월말 계약을 체결한 손흥민은 7번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이 가능하다”고 소식을 전했다.

# ‘컨디션 최상’ 손흥민, 출격대기...경쟁자들은 부상에 ‘삐끗’

빠르면 이번 주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9시 30분 영국 선덜랜드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경쟁자들도 부상을 당했다. EPL 부상자 정보를 알려주는 ‘피지오 룸’은 11일 현재까지 3명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놨다. 지난 4라운드 에버턴전에서 부상을 당한 무사 뎀벨레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안드로스 타운젠드 등 모두 2선 공격수에 위치하는 손흥민의 경쟁자 들이다. 비록 세 선수의 예상복귀일이 경기 당일인 13일이지만, 부상에서 막 회복한 선수들을 무리하게 출전시킬 이유는 없다.

반면 손흥민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시즌 초반 레버쿠젠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걱정을 끼쳤던 골감각이 다시 살아났다. 손흥민은 지난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2차전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이후 약 10일간의 휴식을 가진 손흥민은 충분히 발끝이 간질거릴 때가 됐다.

영국 현지 언론도 손흥민의 데뷔를 예상했다. 영국 스포츠 매체인 ‘HITC스포츠’는 10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선덜랜드전에 선발로 내보낼 것이다. 손흥민은 몸상태가 확실히 올라왔고, 지난주 A매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를 출전시키진 않을 이유가 없다”고 손흥민의 출전을 기대했다.

# 손흥민의 출격=토트넘의 글로벌 브랜드 도약

손흥민을 품은 토트넘의 세계화 전략은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박지성을 통해 국민구단이 된 것처럼, 손흥민의 영입만으로 이미 상당한 숫자의 한국 팬들을 확보했다. 이제 손흥민의 출전 여부, 활약에 따라 매주 토트넘의 경기가 생중계로 한국의 안방에 전달될 것이고, 토트넘이란 브랜드는 한국인의 뇌리에 깊숙이 새겨질 것이다.

지난주 칼럼을 통해 소개했듯이 토트넘도 손흥민의 활용방안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주 토트넘 관계자는 기자에게 “토트넘이 어떻게 하면 한국에서의 인기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조언해 달라”고 물었고, 고심 끝에 A4용지 두 장 분량의 간략한 조언을 해줬다. 물론 기자가 아무리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수박 겉핥기 수준인 일반적인 답변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토트넘 관계자에게 “매우 고맙다. 많은 부분이 도움이 됐다”는 인사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해당 직원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궁금한 점이 생겼다. 토트넘이 구체적으로 손흥민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가가 주된 내용이었다. 기자는 질문을 했고, 이에 바로 답변을 받았다.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고 느껴졌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는 “토트넘은 글로벌 브랜드로써 그 부피를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두루뭉술한 대답이었지만 손흥민도 토트넘의 세계화의 범주 안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성급하면 안 될 토트넘의 한국시장 공략법

토트넘의 계획은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 그들도 분명 손흥민의 활약정도에 그 성공여부가 달려있음을 분명 직시하고 있을 것이다. 기자도 토트넘 관계자에게 과거 사례를 정확히 분석할 것을 조언해줬다. 과거 맨유에서의 박지성과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박지성만 봐도 충분히 비교가 가능한 부분이다. 물론 두 클럽의 규모 차이가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맨유는 성공적이었고 QPR은 실패였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성공의 여부를 구단의 수익만으로 연결시키면 안 된다는 점이다. EPL 구단이 한국시장을 공략하려면 티켓과 유니폼, 머천다이징 상품 등 수익적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절대적으로 실패한다. 시즌권으로 주로 티켓판매가 이루어지는 EPL의 특성상 티켓 수익은 애초에 바라는 부분은 아니다.

유니폼과 머천다이징 상품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영국 런던에서 통신원 있던 당시에도 QPR은 야심차게 박지성 관련 상품을 생산했다. 2012-13시즌 QPR의 메가스토어에선 박지성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은 물론, 티셔츠, 스카프, 컵, 인형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한 시즌동안 매일 메가스토어에 들려 이를 관찰했지만 일부 한국인 관광객들만 상품을 구매할 뿐 사실상 인기는 없었다. 당시 메가스토어에 근무하는 직원은 “사실 박지성 상품이 많이 팔리진 않는다”고 솔직히 말해주기도 했다. 박지성 관련 상품은 아직도 QPR의 온라인 스토어에 90% 할인된 가격으로 재고처리 중이다.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토트넘의 가장 큰 약점이 있다면 유니폼 스폰서가 축구 쪽으로는 유명하지 않고, 한국에서는 더더욱 시장점유율이 낮은 ‘U사’라는 점이다. 물론 야구와 미식축구 등의 특화된 라인에서는 최고의 기능성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축구라인은 약하다는 평가다. 아직 ‘한국 U사’에서도 이번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포함해 관련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기자가 ‘한국 U사’에 직접 통화해 토트넘 제품의 판매계획에 대해 묻자 담당자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 선례가 있기에 더욱 기대되는 토트넘의 글로벌화

토트넘과 손흥민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기간만 봤을 땐 분명 장기계약이다. 토트넘은 박지성의 맨유가 그랬던 것처럼 분명 천천히 한국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토트넘도 과거 이영표란 한국의 대표 선수를 보유해봤기에 이미 노하우면에선 누구보다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이 개방적인 구단이란 사실도 그 기대감을 높여준다. 토트넘은 최근 새 경기장 활용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새 경기장을 EPL뿐만 아니라 NFL(미국프로풋볼리그) 경기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건설한다는 내용이었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당시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EPL과 NFL을 동시에 수용하고,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는 경기장을 선보일 것이다”고 새 경기장의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보수적으로 알려진 EPL에서 NFL경기 동시 개최란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꺼내든 토트넘은 확실히 타 구단에 비해 생각이 열려있다.

예상치 못한 파격행보를 보여주는 토트넘. 그렇기에 손흥민을 활용한 세계화 전략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분명 그들의 공략법은 단순한 눈에 보이는 수익이 아닌, 보이지 않는 이미지 중심이 될 확률이 높다. 손흥민의 활약과 더불어 토트넘이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앞으로 5년간 약속된 손흥민과 토트넘의 동행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기자 개인 메일 캡처, QPR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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