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 순항 중인 맨체스터 시티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 추첨에서 ‘또’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UEFA는 28일 오전 12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니옹 UEFA 본부에서 2015-16시즌 UCL 32강 조 추첨을 가졌다. 각 리그의 얼굴마담들이라 어느 한 팀도 쉽게 봐서는 안 된다. 그중에서도 유벤투스(이탈리아)-맨시티(잉글랜드)-세비야(스페인)-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독일)가 속한 D조가 가장 눈길을 끈다. 보이는 이들은 즐거울지 몰라도 당사자들은 아마 죽을 맛일 거다.

맨시티는 UCL과 지독하게도 연이 없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세리에A 챔피언이자 UCL 준우승팀이다. 이번 시즌 케디라, 만주키치, 네토, 디발라, 산드로, 콰드라도 등을 수혈하며 다시 UCL 정상에 도전한다. 유로파의 제왕 세비야는 바르셀로나와의 슈퍼컵에서 저력을 과시하며 UCL에서도 돌풍을 꿈꾸고 있다. 분데스리가 묀헨글라드바흐는 복병이다.

객관적 전력상 맨시티는 유벤투스와 1, 2번을 다툰다. 오타멘디를 수혈해 수비를 강화, 스털링으로 공격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미 탄탄한 전력에 볼프스부르크 데 부르잉 영입에도 근접해 있다. 현재 3라운드까지 진행된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을 넣고 무실점이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첼시를 3-0으로 대파하며 파죽지세다.

맨시티가 리그에서 흐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매 시즌 UCL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지난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AS로마-CSKA 모스크바와 E조에 들어가 조별리그 6차전 로마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해 승점 8점 조 2위로 힘겹게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16강에서 바르셀로나에 1, 2차전 합계 1-3으로 져 탈락했다.

2013-14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바이에른 뮌헨-CSKA모스크바-빅토리아 플젠과 D조에 편성됐다. 이때 조별리그 성적은 좋았다. 뮌헨에 득실차에서 뒤져 2위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16강에서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했다. 두 시즌 연속 조별리그를 잘 통과하고도 늘 바르셀로나에 가로막혔다.

2012-13시즌에는 역사상 가장 죽음의 조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 도르트문트, 아약스와 한배에 올라 3무 3패 승점 3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은 경험도 있다.

이처럼 맨시티는 UCL에서 조 편성부터 늘 꼬였다. 지지리 복도 없다. 앙숙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PSV 에인트호번-CSKA 모스크바-볼프스부르크 등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조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배가 아플 법하다.

현재 최고로 평가받는 맨시티가 UCL의 저주를 뚫을 수 있을까. 오는 9월 16일 유벤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첫발을 내디딘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