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격주 화요일.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기온이 높아 일반인들조차 하루를 보내기가 힘겨운 날씨에 충북제천에서는 U15 추계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에는 필자가 용인축구센터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열린 대회였다. 오랫동안 프로지도자 생활을 하다 처음으로 학교스포츠에서 선수들을 교육하는 기회를 접하기도 한 대회. 이번 대회를 직접 접하고 느낀 점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먼저, 일반인들도 힘들다는 한 여름의 더위에 어린 선수들이 땀 흘리고 훈련하여 그동안 훈련성과를 대회를 통해 보이려는 어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과 땀방울과는 달리 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았다.

첫 번째는 대회 일정이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대회 일정이 오전 9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거의 쉬지 않고 매일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기술이나 전술보다는 체력이 우선시 되는 경기가 됐다. 이러다 보니 체력이 약한 선수는 하루는 자기실력을 발휘하지만 다음날은 회복이 되지 않아 움직임이 둔화 실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도 보았다.

두 번째는 어린 선수들이 제대로 몸을 풀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회 주변 운동장이 부족하다보니 워밍업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 체조만 하고 볼을 가지고 몸을 풀 수 가 없었다. 그래서 경기가 시작되고 한 동안 경기감각을 찾기 어려웠다. 또한,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장소가 없어 유니폼이 땀으로 젖어 갈아입으려면 멀리 화장실까지 다녀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세 번째는 관람석의 아쉬움이다. 학부모들이 응원을 와도 편히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고생을 하는 것을 보고 학부모나 일반 관중을 위한 배려가 필요해 보였다.

이번 대회는 추계연맹전이라는 타이틀을 걸려 있었다. 성인도 아니고 축구의 꽃이라는 어린 중학생들이 참가하는 대회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혹사를 요구하는 살인 일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더운 날씨에 계속 진행되는 경기일정. 야간 경기를 치른 다음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뒤 경기를 치르게 했으면 한다.

처음으로 중학생축구팀 대회를 보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았다. 생각보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며 한국축구미래의 밝은 점도 보았지만 대회 운영은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대회를 유치하고 운영하려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있어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축구대회가 단순히 성적을 내기위한 도구가 아닌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이기는 팀이나 지는 팀이나 즐거움과 배움의 대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글=최인영(용인축구센터 골키퍼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최인영 축구아카데미 홈페이지(http://choigksocc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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