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대한축구협회가 A대표팀 차기 사령탑 선임을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최강희 감독이 약속대로 대표팀을 떠나면서 누가 후임자로 내정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축구협회는 현재 3~4명의 후보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홍명보 감독이 1순위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축구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겼다. 이미 각종 국제대회에서 지도력을 인정 받았고, 자신이 청소년 대표팀에서 지도했던 선수들 중 다수가 A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홍명보 감독이 A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고 있다는 것. 지난 20일 스포탈코리아는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홍명보 감독이 감독직에 난색을 표하고 있음'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 인선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브라질 월드컵이 채 1년도 안 남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책을 세울지 여부다. 축구협회는 과거부터 수 차례 행정 처리에 문제를 드러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최강희 감독을 대표팀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이끌고 싶다며 대표팀 감독을 거절 했지만 어쩔 수 없이 큰 짐을 떠안게 됐다.

하는 수 없이 감독을 맡게 된 후 1년 6개월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장기적인 플랜 없이 단기간 성적을 내는데 집중했다. 자신의 색을 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에 경기력 논란과 팀 내 불화설 등 온갖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최강희 감독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출범 30주년 리셉션 및 비전 선포식’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잘 이끌어 가려면 나처럼 시한부 감독이 나와서는 안 된다. 시간을 충분히 주고, 예선부터 차분하게 팀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가지 예로 영원한 숙적 일본의 경우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후 4년 뒤를 바라봤다. 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011 아시안컵 우승 자격으로 현재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 중인 일본은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3-4로 패하긴 했으나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 했다. 우리와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번만큼은 A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최강희 감독과 같은 사례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축구협회의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시인 객원 에디터

사진=BPI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