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한국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원톱에 지동원(22, 아우크스부르크)의 투입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지동원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연전에 큰 기대를 안고 승선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후반기(17경기)만 뛰고도 5골을 터트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런데 대표팀에 소집된 후 실전에 투입된 시간은 채 15분도 안 된다. 레바논(5일)전에서 후반 40분에 교체로 나섰고, 우즈벡(11일)전에서도 후반 45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우즈벡전에서는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교체나 다름 없었다.

이를 두고 지동원이 ‘최강희 감독의 눈밖에 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술상 지동원을 쓸래야 쓸 수 없었다. 지난 두 경기에서 한국은 원톱을 사용했다. 레바논전에서는 이동국, 우즈벡전에서는 김신욱이 최전방을 책임졌다. 지동원은 결정력과 높이를 두루 겸비한 전천후지만 두 선수에 비해 결정력이나 높이에도 압도적이라 할 수 없다. 중간 선상에 놓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연습경기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니 최강희 감독을 마음을 사로 잡는 건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지동원이 이란전 출격 가능성이 큰 이유는 지난 두 경기에서 공격수들의 득점포가 침묵했기 때문이다. 레바논전에서 김치우의 프리킥, 우즈벡전에서는 김영권의 크로스가 상대 자책골로 연결됐다. 이란과 비겨도 되지만 깔끔한 본선행을 위해 공격수들의 득점포가 터져야 한다.

최강의 감독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1-0 승)전이 끝난 후 이란과의 최종전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파주, 울산에서 미니게임으로 선수들의 상태를 확인했고, 주전과 비주전 팀으로 나눠 베스트 일레븐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황. 그런데 최전방 공격수 자리만 정해지지 않았다. 지동원의 컨디션이 꽤 올라와 이동국과 번갈아 투입하며 저울질 했다.

사실 지동원은 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지만 현재 대표팀 측면은 만석이나 다름없다. 손흥민, 이청용이 최고의 몸상태이며 김보경, 이근호까지 버티고 있다. 그렇기에 변화가 절실한 최전방에 지동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지동원이 최전방에 배치될 경우 측면 공격수들과 호흡이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측면 선발이 유력한 손흥민, 이청용과 유기적인 스위칭을 통한 배후 돌파, 적극적인 제공권 다툼이 가능하다. 꾸준히 발을 맞춰왔고, 유럽에서 활약해 공격 패턴이나 축구 스타일에 대해 서로 잘 알고 있다. 만약 경기가 풀리지 않아 김신욱이 투입돼 지동원과 투톱을 이룬다면 세컨볼을 따내거나 높이에서 위력을 더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지동원을 써보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큰 키에도 불구 유연하고, 장점이 많은 선수다. 작은 선수가 들어가면 공격이 세밀해지지만 지동원이 투입되면 세트피스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과연 지동원이 최 감독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 잡아 이란전에서 명예회복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현민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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