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오는 18일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대한민국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A조 1위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고민은 또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최강희 감독의 거취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자신의 임기는 최종예선까지라고 못을 박았으며 지금까지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아직도 그의 유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란을 상대로 멋진 승리를 거두고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칠 때 멋지게 대표팀을 떠나 봉동 이장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전북은 처음 부임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팀으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던 최강희 감독을 믿고 지난 시즌부터 정식 감독을 선임하지 않고 대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최강희 감독이 떠난 뒤 무관에 그치고 있는 전북의 입장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돌아와 팀을 안정시키고 지난날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무엇보다 최강희 감독은 국가대표를 이끄는 것보다는 한 클럽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팀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는 것이 더욱 몸에 맞는 옷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최강희 감독 자신도 수 차례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 해왔던 사실이다.

단기간에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대표팀 감독의 불편한 자리는 이제는 더 이상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란전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경우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을 위해 자신이 약속한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감독의 자리는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가지고 있고 많은 관심을 받는 영광스런 자리이기는 하다. 하지만 굳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지 않아도 클럽에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축구를 실현하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첼시로 복귀한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지난 2000년 벤피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와 챌시, 인터밀란, 레알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빅클럽에서 우승의 영광을 맛본 후 챌시로 다시 돌아왔다.

단 한 번도 어느 국가의 대표팀 지휘봉도 잡지 않았던 무리뉴 감독이지만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능력을 인정받는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강희 감독도 마찬가지다. 전북과 함께 K리그의 ‘스페셜 원’이 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진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모든 축구 팬들이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챌시로 다시 돌아온 무리뉴 감독은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난 행복한 사람”이라며 “부디 ‘해피 원’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마드리드에서의 지난 시간동안 정상에 위치에 머물렀지만 구단과 선수단, 언론과 외로운 싸움을 벌여온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복귀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함께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다.

최강희 감독도 대표팀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 할 시간이 왔다. 모든 사람들이 수고했다는 박수를 칠 때 멋지게 퇴장하여 자신의 원하는 축구를 오래오래 만들어갈 수 있는 봉동의 ‘해피 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우승호 객원 에디터

# 객원 에디터는 축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다루기 위해 축구의 모든 것 '인터풋볼'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 에디터의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