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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한국의 ‘불고기 버거’를 판다?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 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축구경기와 먹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경기장 주변은 먹거리들로 가득 차기 마련이고,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룬다. 또 경기장 앞에 판매되는 먹거리의 종류와 규모만 봐도 각 팀의 인기와 관중 수를 유추해 볼 수 있기도 하다.

EPL도 마찬가지다. 경기 당일 경기장 앞에는 수많은 다양한 먹거리들이 줄지어 판매된다. EPL 경기장 앞에서 판매되는 먹거리 중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단연 버거인데, 고기 패티와 소스와 함께 볶아진 양파 등으로 매우 간단하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기자 역시 통신원 시절 EPL 각 팀을 취재 다닐 때 마다 경기장 앞의 버거를 꼭 먹어보고 비교해봤다.

그런데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앞에선 유독 눈에 띄는 버거가 판매되고 있었다. 바로 ‘불고기’라는 한국 고유의 음식을 이용한 버거였다. 사실 아스널 경기장에서 아스널역까지 가는 길목에 워낙 많은 버거 가게가 있기 때문에 처음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이 소식을 접하게 됐다.

기자가 영국에서 거주하던 당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당시 일하던 마트에서 유독 불고기용 소고기를 대량으로 주문하는 손님이 있었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그 이유에 대해 물었고,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불고기버거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자가 이 소식을 접한 것은 영국을 떠나기 불과 한 달 전의 일이었고, 아스널 홈 경기 취재를 단 한 경기 남긴 시점이었다. 2013-14시즌 아스널의 마지막 홈경기에 이 버거집을 찾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려 했지만, 워낙 많은 손님이 대기하고 있는 바쁜 모습에 사진 한 장만 남긴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로부터 2년 후, 그 때 풀지 못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수소문 끝에 ‘아스널 불고기’의 대표 김두현씨와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불고기버거를 판매하는 모습을 뵌 적 있는데, 구체적으로 하시는 사업은?

- 아스널 불고기는 가족(형님, 처형, 저, 와이프)이 운영하는 아스널 구장 앞의 작은 가게이며, 사업명 그대로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불고기 버겟을 팔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구매한 신선한 불고기를 양념해 당일 직접 구운 버겟 안에 저희만의 비법이 담긴 테리야끼 소스와 마요네즈 등으로 버거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 아스널 경기장 앞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2009년 리세션(경제공황) 이후 저희 가족 모두 각자의 직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무언가를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지요. 아스널 구장 앞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형님(다니엘)과 처형(신지선)이 매 시즌 아스널 구장 앞에 열리는 마켓들을 관찰하면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음식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 기회에 한국 음식으로 영국사람들에게 어필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게가 형수 집 앞에 있어 다른 일보다 쉽게 영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불고기라는 아이템을 이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불고기는 아무래도 다니엘을 제외한 저희 3명이 한국 사람이다 보니 무언가 한국적이면서도 영국사람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것, 거기다가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불고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불고기 양념의 오리지널 레시피는 저희 장모님께 물려받았고요. 참고로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불고기는 영국 축구팬들의 성향에 맞게(중년남성80%) 국물이 적게 양념된 스테이크 스타일의 불고기입니다.

# 불고기에 대한 아스널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처음 불고기 버겟을 시작했을 때 영국 사람들의 반응은 '이게 뭐지' 하는 분위기였어요. 사실 불고기가 냄새는 좋지만, 색상이 예쁘지는 않자 나요? 거기다가 대량으로 큰 팬에다 굽다 보니 시각적으로는 싸구려고기라 생각하기 쉬웠어요. 그래서 첫해는 정말 사업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한번 먹어보면 감탄을 하며 꼭 다시 찾아오시더군요. 그 사람들을 통해 입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점점 단골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제이미 올리브'라는 잡지를 비롯 각종 신문, 잡지에 여러 번 소개되면서 점점 번창하게 되었지요. 지금 현재는 단골이 80프로 새로운 손님이 20프로인데, 거의 대부분 저희가 준비한 모든 불고기 버겟을 다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고기에 대한 명칭은 사실 아직도 영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가 못한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경기가 있는 날 거기다가 경기 시작 전 1시간, 경기 후 30분 동안 집중적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손님께 저희 음식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이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고안한 것이 스테이크 버겟입니다. 궁금해 하시는 손님들께만 이 스테이크가 불고기라는 것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곤 합니다.

# 불고기 버거를 판매하시면서 겪은 특별한 에피소드는?

-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인데, 미국과 호주에서 오신 손님이 있었어요. 오자마자 사진을 찍으시면서, 친구가 아스널 가면 꼭 가서 먹어보라고 했다더군요. 가끔 이렇게 영국 현지가 아닌 해외에서 얘기 듣고 오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매번 너무 신기하더군요.

현재는 저희가 아르바이트 하시는 분들까지 고용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에 서빙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매년 조금씩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지요. 하지만 작년에만 해도 저희가 손님들 숫자를 따라갈 수가 없어서, 약 6-70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었지요. 참 고마운 것이 영국 현지사람들은 기다림에 대한 불만이 아주 적어요. 기다리면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기다리는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 경기가 있는 날에만 운영이 가능한 구조인데, 따로 하시는 일은?

- 아스널 불고기는 저희 가족 모두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직업입니다. 다니엘(형님)은 프리랜서 에디터이며, 처형(신지선)은 유명 호텔의 페스트리 헤드 쉐프입니다. 저(김두현)는 무역업을 하고 있고, 와이프(신미선)는 회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 어쩌면 아스널이란 구단, 영국 런던의 중심에서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와 같다고도 생각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현재 영국에서는 한국 음식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각종 푸드 잡지 혹은 신문 등에 한국음식의 소개가 꽤 자주 나오고 있으며, 런던 시내에는 소수였던 한국 레스토랑이 최근 들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음식이 영국 현지에서 인정받고, 인기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희는 그 속에서 미세하게나마 한국음식을 알리는 존재 정도 되겠네요.

사진= ‘아스널 불고기’ 제공, 인터풋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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