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자칼럼 기자칼럼
[서재원의 EPL通] 세계 최고리그 EPL...경기장은 최고가 아니다?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EPL은 경기력 수준뿐만 아니라 시장가치에 있어서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다. 브랜드 가치 평가 업체인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는 지난 8일(한국시간) ’전 세계 축구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조사해 발표했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구단”이라고 전했다. 2위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 차지했고, 3위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였다.

맨유의 브랜드 가치는 7억 8,900만 파운드(약 1조 3,770억 원)으로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는 맨유에 국한된 부분이 아니었다. 맨유와 더불어 맨체스터 시티(4위), 첼시(5위), 아스널(7위), 리버풀(8위), 토트넘(10위) 등 6개 클럽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50위 안에 든 EPL 클럽은 17개로, 유럽 3대 리그를 비롯해 전 세계의 축구리그 중 가장 많은 구단이 포함됐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EPL. 그러나 EPL은 정말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할까? 물론 클럽마다 큰 차이를 보이겠지만, EPL 직관을 갔을 때 가장 실망할 수 있는 부분은 경기장의 규모와 시설이다.

#실망스러웠던 QPR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Lotrus Road Stadium)

필자가 EPL 통신원으로 활동하며 가장 많이 방문한 구단 중 하나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이었다. 박지성이 몸담았고, 윤석영이 활약하고 있는 QPR이기에 한국인들에게 애증의 구단이기도 하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통신원으로서 첫 활동을 시작한 구단이자 박지성과의 현지 인터뷰 등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장소로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QPR,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국내의 최신시설을 갖춘 월드컵경기장에 익숙했던 터라 경기장의 외형과 규모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공장처럼 생긴 투박한 외형과 약 19,000여명을 수용 가능한 작은 경기장은 세계 최고의 리그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외형에서 느낀 실망감은 내부에 들어서자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흉측하게 느껴지는 철골 구조물과 삐걱거리는 계단, 사람이 몰리면 이동하기도 불편한 좁은 통로, 동양인의 체구에도 불편한 작은 의자, 1,900년대 초반의 향기를 그대로 간직한 화장실까지 모든 부분이 충격이었다.

# 충격으로 다가온 풀럼FC 크레이븐 코티지의 나무의자

지난 2013년 2월 6일(한국시간) 최강희 감독(현 전북 현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영국 런던 남부에 위치한 풀럼의 홈 경기장,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크로아티아와 A매치 친선경기를 가졌다. 수많은 유학생을 포함한 한인들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한국은 크로아티아에 0-4로 대패했다.

손흥민, 이청용, 기성용 등 당시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 대표팀은 마리오 만주키치, 루카 모드리치, 니코 크란차르, 다리오 스르나 등의 크로아티아에 처참히 무너졌다. 그러나 경기 결과보다 한국의 취재진들을 더욱 충격에 빠트리게 한 것은 다름 아닌 크레이븐 코티지의 시설이었다.

붉은색 벽돌로 이루어진 경기장 외형과 25,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규모뿐만 아니라 내부 시설도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특히 취재석이 위치한 조니 해인스 스탠드의 좌석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나무로 된 의자로 구성됐다. 취재를 위한 테이블 역시 노트북 하나를 놓기에도 벅찰 정도로 매우 작았다.

#최고의 시설은 아니지만,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쉰다

지난 2006년 개장한 아스널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2007년 개장한 웸블리 스타디움을 제외한 EPL 대부분 경기장의 시설과 규모는 월드컵 경기장을 주로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는 K리그보다 확실히 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낡은 시설을 보유한 EPL이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경기장에서 느낄 수 있는 역사와 전통 때문이다.

약 1년 반 동안 영국에서 거주해본 결과, 영국인들은 새 것, 편리한 것보단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것의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했다. 약 1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의 지하철은 낡은 시설과 잦은 고장으로 인해 라인 별, 평균 한 달에 한 두 번씩은 점검과 재보수를 위해 운행을 중단한다. 물론 이동에 대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지하철 운행이 멈춘 날에는 레일 '리플레이스먼트 버스(Rail replacement bus)'를 운행한 영향도 있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절차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다. 오히려 런던에 잠깐 들린 여행객의 불만이 더 컸다.

EPL의 경기장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만난 QPR의 홈팬들은 낡은 경기장 시설에 전혀 불만을 갖고 있지 않았다. 2년 전, 박지성에 대한 질문 차 한 QPR팬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자연스럽게 QPR과 경기장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는 “물론 약간의 개보수를 거치긴 했지만,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은 내가 어렸을 때 찾았던 모습과 그대로다”며 “경기장을 찾을 때마다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고 시설에 대해선 전혀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작은 경기장으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구단의 사정을 걱정했다.

EPL 경기장의 시설은 최고가 아니다. 그러나 그 시설에서 느낄 수 있는 100여년의 구단 역사와 그 기간 동안 경기장을 꾸준히 찾아온 팬들의 전통은 무시할 수 없었고, 이러한 부분이 EPL을 최고 수준의 리그, 최고의 브랜드 가치로 이끌었다.

soccersjw@interfootball.co.kr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재원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여백
여백
피치&걸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연예 포토
여백
여백
여백
[화보] 윤승아, 사랑스러움 가득한 여신美 발산 [화보] 윤승아, 사랑스러움 가득한 여신美 발산
[포토] 청하 ‘홀리지 않을 수 없는 완벽한 무대’ (쇼케이스) [포토] 청하 ‘홀리지 않을 수 없는 완벽한 무대’ (쇼케이스)
[포토] 청하 ‘오늘도 아름다움으로 사회 복지에 기여’ (쇼케이스) [포토] 청하 ‘오늘도 아름다움으로 사회 복지에 기여’ (쇼케이스)
'스트레이트', YG 양현석 성접대 의혹 추가 보도...'초호화 요트+유럽출장' '스트레이트', YG 양현석 성접대 의혹 추가 보도...'초호화 요트+유럽출장'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