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자칼럼 기자칼럼
[서재원의 EPL通] EPL 직관보단 펍(PUB) 관전이 진짜 영국식?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금요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지금으로부터 1년 전, 2014년 5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선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 더비 카운티의 2013-14 잉글리시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이 펼쳐졌다. 비록 윤석영은 당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경기 후 팀 동료들과 즐겁게 우승 세리머니를 했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날 경기는 윤석영의 출전 여부도 중요했지만, 필자의 눈에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경기장 절반을 가득 메운 QPR 팬들의 규모였다. 약 9만석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의 절반이 QPR 팬들로 가득 찼고, 나머지 절반은 더비 카운티 팬들로 가득 채워졌다.

QPR의 홈 경기장,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의 규모는 약 19,000석. 이 작은 경기장도 매 경기 매진이 되지 않았는데, 그보다 두 배 이상의 규모의 팬들이 웸블리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이에 옆에 있던 영국 현지 기자에게 저 수많은 팬들이 다 어디에서 왔느냐 물으니 “저 중 절반은 경기장에 항상 가는 팬들이고, 나머지는 펍에서 응원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펍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다 똑같은 팬이라는 뜻이었다.

이처럼 영국인들이라고 해서 모두 EPL경기를 보기위해 직관을 가는 것은 아니다. 영국인에게도 EPL 시즌권, 단일 경기 티켓의 가격은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어떤 이들은 경기장에서 직접 관전을 하지만, 어떤 이들은 펍이나 집에서 경기를 관전한다. 아니, 오히려 펍(PUB)에서 보는 축구경기가 영국인들에겐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 펍(PUB)이란 대체 무엇일까?

펍은 가장 영국의 문화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주로 영국인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는 공간을 지칭하는 펍(PUB)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이다. 펍의 명칭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펍은 지역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돼왔다.

영국의 펍의 역사는 청동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을 당시 로마가 만든 길이 새로 만들어 졌는데, 주요 지점에 숙박을 겸할 수 있는 술집이 생겼다. 이후 이 술집이 지금의 펍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됐다.

오랜 역사를 보유한 펍이 맥주를 판매한다는 이유로 한국의 호프집과 단순 비교하기엔 큰 무리가 있다. 펍은 과거부터 공론장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공간이었고, 최근에 이르러 복합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EPL을 관전하며 응원하는 장소로 이용돼왔다.

# 왜 영국인들은 펍에서 축구를 볼까?

EPL 사무국은 지난 2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영국 방송사인 스카이 스포츠와 BT스포츠가 2016-17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3시즌동안 EPL 중계를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 두 회사가 계약한 중계권료는 51억 3,600만 파운드로 한화로 치면 약 9조 104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방송사들이 높은 중계권료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EPL 중계권을 획득하려는 이유는 당연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에선 한국처럼 TV를 마음대로 시청할 수 없다. 연간 145.50 파운드(약 25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일반 채널의 시청이 가능하다. 특히 ‘스카이 스포츠’처럼 축구를 시청할 수 있는 특수 채널은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스카이 스포츠’를 보는 데는 월간 25.50 파운드(약 4만 5,000원)의 비용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이렇듯 영국에선 집에서도 마음 놓고 국내 축구인 EPL을 시청할 수 없다. EPL 티켓 값과 TV 수신료 가격이 부담되는 소시민은 자연스레 EPL 중계를 볼 수 있는 펍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영국에 있는 모든 펍에서 축구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펍도 TV 수신료를 지불하고 축구를 중계하는 펍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펍들도 존재한다. 축구중계를 시청할 수 있는 펍은 보통 대문 앞에 축구 중계 일정표를 광고하거나, ‘스카이 스포츠’ 등의 축구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의 상표를 내걸어 둔다.

또 축구를 시청할 수 있는 펍이라고 해서, 맥주를 살 수 있는 돈이 있다고 해서 모든 펍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경기장 근처의 몇몇 펍들은 당일 경기 티켓을 소지한 자만 검사를 통해 입장시키는가 하면, 원정 팬의 출입을 절대로 금한다. 이유는 펍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 EPL 보기엔 제격인 펍...그러나 해외중계는?

우리가 EPL 중계를 보는 시간은 늦은 밤 또는 새벽 시간대다. 그러나 영국 현지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는 시간은 평일 경기를 제외하곤 낮 시간 또는 초저녁 시간대다. 따라서 이 시간대 현지 펍에서 맥주와 함께 축구를 관전하는 일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영국 외의 지역에서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경우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그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영국 내 대부분의 펍은 밤 11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새벽까지 영업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없는 펍의 경우엔 무조건 이 시간을 지켜야 한다. 만약 지키지 않을 시, 엄청난 금액의 벌금과 영업정지라는 철퇴를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잉글랜드의 월드컵 경기 시간이었다. 이탈리아, 우루과이, 코스타리카 등과 한 조에 편성된 잉글랜드의 첫 경기 킥오프 시간은 영국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밤 11시. 정확히 펍의 문을 닫아야하는 시간에 경기가 시작됐다. 이에 영국 펍 연합 조직인 BBPA(British Beer and Pub Association)는 영업시간의 연장을 주장했고, TV라이센스가 없는 영국인들도 이에 적극 동참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안전 문제와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한 펍들의 형평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며 한동안 논란이 지속되기도 했다.

서재원 기자 soccersjw@interfootball.co.kr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재원의 다른기사 보기
여백
여백
여백
피치&걸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연예 포토
여백
여백
[포토] 블랙핑크 리사 ‘청순함 휘날리며 등장’ (공항패션) [포토] 블랙핑크 리사 ‘청순함 휘날리며 등장’ (공항패션)
[포토] 마마무 문별 ‘솔라와 대조되는 블랙으로 무장’ (공항패션) [포토] 마마무 문별 ‘솔라와 대조되는 블랙으로 무장’ (공항패션)
우석X관린, 3월 데뷔 확정..큐브 유닛 새 역사 쓴다 우석X관린, 3월 데뷔 확정..큐브 유닛 새 역사 쓴다
[화보] 여자친구 엄지, 성숙함 물씬 풍기는 분위기…‘막내의 여신 포스’ [화보] 여자친구 엄지, 성숙함 물씬 풍기는 분위기…‘막내의 여신 포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