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의 부진 탈출이 쉽지 않다. 리그 4경기에서 8실점을 허용한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서울은 30일 경남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4라운드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올 시즌 초반 4경기에서 2무 2패로 무승 사슬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후반 19분 에스쿠데로의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서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경남전 이후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우리의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줬다. 최후방에서의 실수를 줄이고, 2선에 있는 미드필더들의 기술적인 파울이 필요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현재 수비 불안의 원인을 분석했다.

서울의 현 수비불안은 경남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난 2일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2-2 무승부 이후 한 달 동안 지속된 문제였다. 특히 지난 17일 부산전 0-1 패배 이후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를 통해 보완할 시간은 충분했다. 디펜딩 챔피언 저력을 갖췄기에 경남전에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센다이(일본)와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연전(4월 2일, 10일), 울산(4월 6일), 수원(4월 14일) 등 쉽지 않은 일전을 앞두고 있어 이른 시간 내 수비 보완이 필요하다.

서울 수비의 첫 번째 문제점은 집중력 부재다. 8실점 중에서 집중력 결여로 인해 상대 마크맨을 자주 놓치고, 실수를 범해 일어났다. 이는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에는 선수들 전체적인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선제골이나 동점골 넣고도 좋은 분위기를 타지 못한 원인이 됐다.

상대팀들의 철저한 파악과 견제에 대응하는데 실패했다. 4경기에서 상대했던 포항, 인천, 부산, 경남은 서울의 약점을 철저히 분석해 성공을 거두었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수비 복귀와 포백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패스와 돌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서울 수비수들은 상대의 의도를 알고 당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2선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해야 할 미드필더들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상대가 역습으로 빠르게 치고 나갈수록 파울로 끊거나 시간 지연으로 수비 숫자를 늘리는 지혜로운 경기 운영이 필요했다. 파울로 인한 경고를 두려워해 몸을 사렸고, 상대 공격수들의 빠른 역습에 당황하면서 판단력도 흐려졌다. 서울이 지난 9일 인천전에서 문상윤의 역전골과 30일 경남전에서 보산치치의 로빙 슈팅으로 인한 실점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갈수록 해결책이 보이지 않은 수비와 미드필더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서울의 베스트 11은 지난해와 똑같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비를 잘하기 위해서는 조직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변화가 없는 팀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없다. 일부 포지션에서 변화를 주며 기존 선수들을 긴장시킬 필요가 있다. 상대팀들의 견제와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경기 운영 변화도 시급하다.

서울은 다행히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 등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해준 점은 다행이다. 안정된 수비가 있어야 골을 넣을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 수비가 불안한 팀에 꾸준한 승점 획득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한재현 기자

사진=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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