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최근 전북 현대 이흥실 감독대행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선수 기용과 전술에 의문을 표하고 예상 밖의 경기 결과를 지적하는 것이다. 하지만 쉬이 말 못할 속사정을 아는 이는 드물다.

전북은 21일 AFC 챔피언스리그(ACL)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지난 7일 홈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에 당한 1-5 대패에 이은 2연패로 H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에 많은 언론과 팬들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전북은 가시와전에 3-4-3 전형을 가동해 수비적으로 나섰다. 조성환, 임유환, 심우연 등 중앙수비수 3명을 부상으로 한꺼번에 잃은 탓에 이들의 공백을 김상식, 최철순, 진경선으로 대체한 것이다. 선수 구성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에 트레이드 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꾀했다. 그러나 호흡이 맞지 않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승리 대신 패배라는 결과였지만 올 시즌 ACL과 K리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전북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북은 25일 서울 원정을 앞두고 있다. 초반부터 선두권을 유지하려는 전북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게다가 올해 K리그는 정규리그 순위 만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그래서 한 경기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선수 기용의 변화는 서울전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두 경기를 모두 잡아 목표한 것을 이루겠다는 이흥실 감독대행의 선택이었다. 이동국의 후반전 기용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이동국의 피로누적을 우려해 가시와전에서 출전 시간을 최대한 줄인 뒤 서울전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이흥실 감독대행의 전략은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서울 원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고육지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러한 속사정을 꺼내지 못한 채 속앓이를 했다. 그런 만큼 서울전은 총력전을 벌여 의문을 불식시키고 승리의 기쁨을 누리겠다는 각오다.

채태근 수습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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